어느 스포츠나 기량에 앞서 에티켓을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특히 골프에 있어서 그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전세계의 골프에 대한 모든 것을 종합하고 정리하는 영국의 R&A와 미국의 USGA에서 4년간에 걸친 공동작업으로 완성된 ‘골프규칙(The Rules of Golf)’의 제1장에 언급된 내용도 바로 이 에티켓인 것이다. 여기서의 에티켓이란 단순하게 질서를 지키는 수준이 아니고 코스에서의 행동(Behaviour on the Course)을 구체적으로 포함한다.
그 내용을 보면 골프의 기본정신, 안전, 다른 골퍼들에 대한 배려, 플레이 속도, 코스내에서의 우선권, 코스의 보호 그리고 벌칙에 대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골프규칙’에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골퍼에게는 단호한 벌칙이 가해진다는 것이 명시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골퍼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코스에 나가 보면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무시하는 골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약된 시간보다 늦어 놓고서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적반하장형’, 신중한 플레이를 이유로 시간을 너무 끌어 다른 팀에게 불편을 주는 ‘만만디형’, 남은 아랑곳하지 않고 코스 내에서 고성을 지르는 ‘후안무치형’ 등등. 이러한 골퍼들이 의외로 많은 것이 우리나라 골프 코스의 현주소라해도 무리가 아닌 듯하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골프문화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골퍼들의 의식 변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처음 배울 때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말처럼 초보자들이 기량연마에 앞서 에티켓을 중시하는 기본기를 제대로 배워야 할 듯하다.
에티켓의 핵심은 간단하다.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와 절제된 행동 그리고 예의를 갖춘 태도가 그 전부라 할 수 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골프 코스가 인생의 진정한 수련장이라고 하지 않는가.
/김한승 전무(한일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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