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코스피 상장법인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고채 수익률의 4배를 넘어 증시의 재평가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5일 12월결산 상장회사 5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평균 ROE는 16.63%로 전년 대비 5.45%포인트 개선됐다고 밝혔다. 제조업이 12.27%→19.25%, 비제조업이 9.30%→11.84%로 각각 6.98%포인트, 2.54%포인트가 향상돼 제조업의 수익성 증대가 뚜렷했다. 무엇보다 무위험 이자율인 국고채 수익률(4.11%)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ROE가 좋아진다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우량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선진국의 ROE와 주가 수준을 감안해 볼 때 우리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기준으로 미국 다우지수 기업들의 ROE는 14.64%, 영국 FTSE는 10.68%, 프랑스 CAC30은 12.90%, 독일 닥스30은 8.97%, 일본은 4.72%였다.
특히 ROE가 국고채 수익률의 4배를 상회한다는 것은 우리 증시의 매력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또 그동안 제기돼왔던 증시 리레이팅(재평가)에 관한 논란에 불을 지필 수도 있을 것이다.
메리츠증권 조성준 애널리스트는 “ROE와 국고채 수익률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ROE가 높아지면 기대 수익률이 높아진다”며 “지금 우리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정도지만 ROE가 크게 좋아진 점을 반영해 이를 10배 정도로 상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국내 기업들의 ROE 증가세가 중국 경제의 호조에 따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실제 지난해 ROE 상위사에는 중국발 해상 물동량 증가로 인한 선박 부족으로 용선료가 상승하면서 대한해운과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해운업체들이 대거 포진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특수가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고 중국이 고성장 국가여서 경기가 나빠진다 해도 ‘악화’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부장은 “이같은 수준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며 “당분간 중국의 경제 발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돼 ROE 증가세는 현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이는 우리 증시에도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용어설명
자기자본이익률(ROE)=경영자가 기업에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이익을 어느 정도 올리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이다. 순이익을 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ROE가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고 주주의 투자 자원이 효율적으로 운영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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