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열전’ 마스터스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그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올들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빅4 중 필 미켈슨이 벨사우스클래식에서 역전 우승함으로써 우승 경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3번째 초청장을 받은 최경주도 2003년 15위에 이어 지난해 3위에 올랐을 만큼 대회 장소인 오거스타내셜널GC와 찰떡 궁합을 자랑하고 있어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유리알 그린의 대명사 오거스타내셔널=세계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이 있는 미국에서도 명문 중의 명문으로 꼽힌다.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1930년에 지은 이곳은 지극히 폐쇄적인 운영으로 악명이 높다. 300여명으로 알려진 회원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부호와 최고경영자, 그리고 명문 가문 출신의 정치가 일색이다. 여성회원은 일체 받아들이지 않아 한동안 여성 단체의 집중 표적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오거스타내셔널을 대표하는 것은 ‘자동차 보닛 같다’는 유리알 그린으로 그린 아래에 난방, 냉각 파이프를 설치해 온도를 맞춰 주고 특수 조명으로 일조량까지 조절하며 잔디를 가꿀 정도다.
원래 플랜테이션 농장이었던 까닭에 골프장에는 지천으로 진달래와 목련 등 세계 각국의 꽃과 나무들이 가득 차 있다. 너무 어려워 ‘아멘’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아멘 코너’는 오거스타내셔널의 상징이다.
◇마스터스의 또다른 상징 그린 재킷=우승자가 입는 녹색 재킷으로 초기에는 회원과 비회원들을 구별하기 위해 입었다. 우승자에게 입히는 전통은 1947년 샘 스니드가 처음 입고 난 후부터다. 시상식 때는 회원들의 재킷 중 맞는 것을 골라 입히고 나중에 우승자에게 맞는 옷을 제작해준다.
올해 그린 재킷의 주인공은 단연 비제이 싱(피지), 타이거 우즈(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필 미켈슨(미국)의 ‘빅4’로 압축되고 있다. 우즈는 올해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고 미켈슨은 가장 먼저 3승 고지에 오르는 등 최고의 샷 감각을 구사하고 있다. 엘스도 미국 무대 출전이 뜸했지만 중동에서 2주 연속 우승컵을 챙기는 등 세계 1인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난 2000년 마스터스를 제패했던 싱은 빼앗겼던 랭킹 1위 자리를 다시 되찾는 등 기량은 여전하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도 이번에 내심 마스터스 제패를 노리고 있다. 본바닥 선수들에 비해 러프 탈출에 다소 부담을 느끼는 최경주로서는 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치고는 러프가 거의 없는 오거스타내셔널이 입맛에 딱 맞을 수밖에 없다. 한국인 최초로 마스터스의 그린 재킷을 입을지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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