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행복’이다. 그동안 키워드였던 ‘이윤’이 뒷전으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행복’이 채웠다.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CEO세미나에서 ‘이윤극대화’라는 기업의 추구가치를 ‘이해관계자 행복극대화’로 바꾸면서 ‘행복’이란 단어의 사용빈도가 급격히 늘었다.
변화의 진원지는 최태원 SK㈜ 회장이다. 기업경영의 화두를 ‘행복’으로 정한 최회장은 사내 공식석상의 연설은 물론, 사람들과 대화를 할때면 언제나 ‘행복하시냐’고 묻는다.
지난 1월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들과 7시간에 걸쳐 계속된 ‘신입사원과의 대화’ 자리에서도 ‘행복’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이날 최회장은 “기업의 성장과 안정을 이루어, 우리 스스로와 우리 주변의 이해관계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SK경영”이라고 행복경영론을 강조했다.
이처럼 최고경영자가 ‘행복 전도사’로 나서자, 각종 사내회의는 물론이고 회의실 명칭이나 프로모션, 캠페인 이름을 비롯해, 직원들 회식의 건배사에도 ‘행복’이란 단어가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대대적인 내부수리를 통해 새로 꾸민 SK종로빌딩의 고객접견장은 ‘SK행복광장’으로 명명됐다.
각종 광고캠페인의 슬로건이나 카피에도 어김없이 ‘행복’이 들어가 있다. 자원봉사자들을 소재로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OK!SK 캠페인은 ‘당신을 만나서 좋았습니다’라는 메인카피에서 올해 ‘당신을 만나서 행복합니다’로 바뀌었다.
SK의 행복경영론은 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OK!SK캠페인의 슬로건은 99년 ‘고객이 OK할 때까지’에서 ‘고객이 행복할 때까지’변경됐다. SK㈜는 99년 이후 ‘고객행복주식회사’를 기업이미지 광고의 슬로건으로 사용하고 있다.
2001년에는 국제경쟁력과 기술경쟁력, 미래경쟁력을 소주제로 ‘세계가 OK할 때까지’편과 함께 ‘행복 테크놀로지’편, ‘내일의 행복’편의 이미지 광고를 집행한 데 이어 월드컵과 대선 등 대형 국가 이벤트가 있었던 2002년에는 ‘행복이 큰 나라’편을 인쇄매체와 방송광고로 내보냈다.
지난해 8월 그룹차원의 자원봉사단을 출범시킨 SK는 현재 ‘자원봉사를 통한 행복나눔’을 광고의 컨셉으로 활용, OK!SK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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