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물량이 부메랑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모멘텀을 부여했던 유·무상증자가 상장전후 수급부담으로 돌변하면서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소나기는 피하라’라는 증시격언처럼 대규모 증자물량이 상장되는 종목들은 당분간 관심권에서 배제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유·무상증자, 부메랑 효과=연초 유·무상증자결의가 러시를 이루면서 주가에 모멘텀으로 작용했으나 이제는 상장시점 도래로 물량압박 부담이 되고 있다.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3일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추가상장되는 주식수는 3600만주로 대부분 증자물량이다.
거원시스템의 경우 지난 2월11일 100%이상의 무상증자 결정으로 주가가 5000원에서 최고 94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권리락이후 대규모 물량부담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주가는 5200원까지 주저앉아 한달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세림테크 역시 2월17일 발행주식수의 60%에 해당하는 주식을 무상증자하기로 결정한 뒤 단기급등후 조정권에 진입한 모습이다. 거원시스템과 세림테크의 추가상장 물량은 각각 539만주, 432만주로 8일 상장될 예정이다.
엔터기술은 지난 1월28일 상장주식의 25%에 해당하는 150만주(4월8일 상장)를 유상증자 결정하면서 단기간 주가가 30%이상 올랐다. 그러나 권리락(2월16일)을 정점으로 주가가 맥을 못추기는 마찬가지다.
주가흐름에 보약이 됐던 증자가 추가상장을 앞두고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발행가 낮은 유증기업, 물량부담 가중=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가운데 발행가가 현주가보다 낮은 종목은 물량부담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증자물량이 차익실현 물량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엔이씨, 파이디앤씨, 싸이더스, 오토윈테크 등이 이에 해당된다. 파인디앤씨와 싸이더스의 발행가는 각각 3550원, 2250원으로 현주가보다 최고 30%가까이 낮다.
특히 엔이씨의 경우 지난 2월14일 유상증자 결정이후 주가가 10일연속 상한가 행진 등의 초강세로 1800원(1차 발행가액 500원)을 넘기도 했으나 추가상장일(4월6일)전후 매물이 대거 출회돼 590원까지 폭락한 상태다. 주가급등으로 2차발행가액이 985원으로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3일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락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장주식수가 대규모 유상증자(1350만주)에 따라 111만주에서 1461만주로 급증한 데다 1000%이상의 부채비율 등으로 펀더멘털의 매력도 떨어져 실망매물이 쏟아지는 양상이다.
8일 추가상장되는 460만주는 현 상장주식수(2700만주)의 20%에 가까운 물량이라 추격매수보다 수급부담을 우선적으로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