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독식전략’을 ‘까치밥 전략’으로 바꿔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가에서 까치의 겨울 양식으로 홍시의 일부를 남겨 놓는 것 처럼 건설업체가 이익을 싹쓸이 하는 것이 아니라 분양가를 낮춰 실수요자에게 나눠줘 신뢰를 쌓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상생 마케팅’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경기도 화성 동탄3차 ‘두산 위브’를 들 수 있다. 두산산업개발은 모델하우스를 열기 전에 수차례에 걸친 품평회를 통해 소비자 입맛에 맞는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30평형은 2∼3일 전까지 수정을 거듭했다.
두산은 이로인한 분양가 상승요인에도 불구하고 분양가는 평당 720만원 선으로 상대적으로 싸게 분양하는 여유(?)를 보였다. 내부에선 임대아파트 분양가가 700만원을 넘는 상황에서 너무 내린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손해를 보더라도 밀고 나가자는 의견이 우세, 그대로 책정했다.
이같은 효과로 1순위 청약때 6개 평형(915가구) 중 5개 평형이 마감되고 3순위까지 100% 계약률을 기록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신동아건설이 대전시 홍도동에서 재분양한 ‘신동아 파밀리에’ 679가구 역시 요즘 까치밥 전략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당초 대전 홍도동 신동아 파밀리에는 지난해 하반기 분양 예정이었지만 곧바로 터진 행정수도 위헌 판결로 분양이 연기된 아픈 추억을 가지고 있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외부 환경 때문에 분양을 연기한 경험이 있고 재분양하기로 결정했던 지난 2월은 분양시장 도 좋지 않아 ‘원금보장제’라는 획기적인 조치를 도입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원금보장제는 입주시점에 프리미엄이 붙지 않아 입주 예정자가 해약을 원할 경우 원금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다. 홍도동 신동아 파밀리에는 로열층의 경우 대부분 소진됐으며 현재 저층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남아있다.
아예 ‘노마진’을 선언한 업체도 있다. 중소업체인 참좋은건설은 분양가가 평당 700만∼800만원에 달하는 울산지역에 400만원대 아파트를 선보인다. 이 회사는 울산 남구 선암동에 31평형과 35평형 390여가구를 분양키로 하고 평당 분양가를 498만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이는 울산 남구 남외운동장지구에 분양됐던 일신 ‘林’이 평당 730만∼780만원, 야음동 ‘롯데캐슬’이 평당 800만원 선임을 감안할때 파격적인 가격이다.
참좋은건설 관계자는 “원래 땅 매입가격이 싸고 울산지역에 첫 진출한다는 상징성 때문에 운영마진만 보장하는 수준에서 분양가를 결정했다”면서 “현재 울산시에 사업승인 신청이 들어간 상태로 6월께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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