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 받은 우즈=타이거 우즈가 대회 첫날 오거스타 신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아멘 코너’ 마지막 홀인 13번홀(파5). 강력한 티샷에 이어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이글 찬스를 맞은 우즈는 내리막 훅 라인 퍼팅을 시도했다. 약간 강하게 친 공은 홀을 지나더니 급기야 경사를 타고 그린 밖으로 굴렀고 결국 그린 앞의 ‘래의 시냇물’에 빠지고 말았다.
우즈는 물 속에서 4번째 샷을 칠 수도 있었지만 1벌타를 받고 처음 퍼트했던 지점에서 다시 퍼팅을 했고 파세이브에 실패, 졸지에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이어진 14번홀(파4)에서도 버디 퍼트가 아슬아슬하게 홀에 걸렸고 15번홀(파5) 이글 퍼트도 홀을 살짝 빗나갔다.
우즈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1번홀(파4)에서는 제대로 맞은 샷이 깃대를 맞더니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더이상 화를 참지 못한 우즈가 클럽을 내던지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건 당연한 일.
○…캐스퍼, 34오버파 106타=마스터스 챔피언(70년) 빌리 캐스퍼(73)는 34오버파 106타를 쳐 이 대회 18홀 최다 타수(56년 찰스 컨클, 95타)를 무려 11타나 경신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캐스퍼는 16번홀(파3)에서 무려 14타만에 홀아웃하기도 했다. 첫 티샷을 물에 빠뜨린 캐스퍼는 이후에도 4번 연속 공을 물에 집어 넣었고 그 때마다 쌓인 벌타 때문에 6개째 공을 칠 때에 이미 11타째를 기록했다. 캐스퍼는 설상가상으로 3퍼트까지 범해 50년 하먼 배런이 세운 16번홀 최다 타수 기록(11타)을 훌쩍 넘겼다.
한편, 캐스퍼의 이날 스코어 때문에 ‘역대 챔피언 평생 출전권’이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마스터스는 역대 챔피언에게 평생 출전권을 보장하고 있으나 60세를 넘긴 ‘노인’들이 성적에 관계 없이 경기를 치르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여론에 따라 지난 2002년 70세를 넘긴 3명에게 “이제 그만 출전해줬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보냈다.
아놀드 파머는 지난해를 끝으로 마스터스를 떠났지만 캐스퍼는 이번에도 출전을 강행해 대조를 보였다.
○…폭우도 못말리는 ‘유리알 그린’=오거스타내셔널의 악명 높은 ‘유리알 그린’은 폭우 앞에서도 끄떡 없었다.
경기 시작 전 폭우가 쏟아져 선수들은 그린이 무뎌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경기에 임한 후 딱딱하고 빠른 그린이 그대로이자 혀를 내둘렀다.
마스터스에 첫 출전한 테드 퍼디는 “그린 상태가 바뀌려면 엄청난 양의 비가 와야 할 것 같다”며 “도대체 그린에 어떤 장치를 했는지 모르지만 마치 우산을 씌워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거스타내셔널GC는 그린 밑에 에어 시스템을 설치해 공기를 순환시킴과 동시에 잔디에 미세한 진동을 줘 그린의 빠르기를 그대로 유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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