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폰 고가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물가상승 요인도 있지만 디지털카메라, MP3 기능 등 많은 부가기능이 더해지다 보니 소비자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으로 블루투스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까지 더해진 휴대폰이 나오게 되면 100만원을 넘는 초고가 상품들도 등장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 부담도 커지게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SK텔레텍 등 휴대폰제조사들이 시판중인 휴대폰 가운데 50만원 이상의 고가상품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현재 판매중인 57개 휴대폰 모델중 18개(31.5%)가 50만원대 이상이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10개 제품 가운데는 50%인 5개 모델이 50만원을 넘는다. 물론 30만원대 제품도 1종 출시됐지만 홍보는 거의 안됐다.
출시 4개월만에 세계시장에서 310만대 이상 판매된 블루블랙폰의 국내시판 가격도 60만원대로 책정됐다. 국내 판매 휴대폰 가운데 가장 비싼 상품도 삼성전자의 500만화소폰으로 출고가격이 90만원대 후반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 상반기 출시예정인 700만 화소폰은 국내 최초로 100만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가 현재 판매중인 휴대폰은 PDA폰을 포함해 총 40종이다. 이 가운데 총 14대가 50만원대 이상 제품이다. 올해 새롭게 나온 3종은 모두 50만원대 이상의 고가다.
다음달 출시예정인 DMB폰과 최근 기술개발을 끝마치고 출시를 앞둔 스포츠카를 닮은 휴대폰도 가격이 50만∼70만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전자의 휴대폰중 최고가 상품은 300만 화소폰으로 72만6000원에 출고되고 있다.
SK텔레텍은 현재 시판중인 휴대폰 가운데 50만원대 상품이 한종류 뿐이고 지난 2월 출시된 ‘IM 8100’은 63만원에 팔리고 있다. 곧 출시되는 게임폰은 70만원대로 가격이 책정됐다.
팬택앤큐리텔은 그나마 중저가 상품이 많은 편이지만 올해 내수시장에 내놓을 32∼35개 제품 가운데 50만원 이상 제품이 11∼15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휴대폰이 점차 고가화되고 있는 것은 기능의 다양화 및 첨단화가 가장 큰 이유지만 제조업체들간의 지나친 기술경쟁도 한몫을 하고 있다. 업체간 카메라폰 화소경쟁에 따라 단말기 가격이 올라가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수요층이나 40∼50대 고객들을 위한 상품개발에도 좀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이 높다.
한 휴대폰 사용자는 “30만∼40만원대 제품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구형모델뿐”이라며 “디자인은 바꾸되 기능은 단순화된 저렴한 휴대폰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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