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경영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실상호저축은행의 퇴출을 결정하는 등 경영정상화의 고삐를 바짝 죄기로 해 업계의 구조조정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총 109개사인 상호저축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이자수익과 수신금리 인하 덕분에 비교적 큰 폭의 당기순익을 거뒀으나 경영여건이 호전될지의 여부는 당분간 불투명할 것으로 진단됐다.
◇퇴출 결정 등 저축은행 잇단 부실 도마=금융감독위원회는 영업정지 중인 부산의 플러스상호저축은행이 낸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자산규모 22위의 플러스저축은행은 금감위가 예금보험공사와의 조율을 거치는 대로 제3자 매각이나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플러스저축은행은 앞서 지난 1월28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감독기준에 미달해 금감위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저축은행이 파산절차에 들어가면 예보는 예금자들에게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급한다. 전체 예금자는 2만5841명, 예금액은 4406억원이며 5000만원 이상 초과 예금자는 108명, 초과금액은 17억원에 달한다.
플러스저축은행과 함께 지난 1년간 부실사실이 드러나 영업정지나 제3자 매각이 추진되는 업체는 한나라, 한마음, 아림, 한중 등 5곳이다. 업계에서는 이외 모 업체의 대주주 대출 한도 초과사실이나 3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을 놓고 감독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또다른 업체의 경우 매각설이 나도는 등 경영상태가 위험수위란 분석도 돌고 있다.
◇순익 호전 불구, 지속 여부는 불투명=금감원은 앞으로 저축은행 전체를 대상으로 재무상황과 개별회사의 특성 및 문제점을 반영한 정밀진단을 실시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저축은행 대표 및 대주주와의 1대 1 면담을 통해 금감원이 직접 증자나 자산유동화증권(ABS)등 경영개선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경영상태 정도를 봐서 확약서를 받거나 양해각서(MOU)를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상호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603억원을 기록, 2003년 같은 기간에 비해 763억원(90.8%) 늘었지만 경영여건이 지속적으로 좋아질지 여부는 예단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소비심리 회복기미와 수신금리 인하 지속으로 영업환경은 다소 개선되겠지만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서민경제 취약 및 소매금융시장의 경쟁 심화가 여전히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연구위원은 “감독당국은 상호저축은행의 자산규모가 200억원에서 2조원까지 다양하므로 규모와 건전성 정도를 따져 자산운용 및 영업에 대한 규제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도덕적 경영해이 방지를 위한 지배구조의 개선도 요구된다”고 권고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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