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조가 3월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회복 속도가 지극히 완만해 체감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초부터 경기회복 기미가 보인다며 들뜬 목소리를 냈던 정부의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지는 모습이다. 이달 이후 지난 1·4분기 실적을 평가했을 때 그동안 정부의 주장과 달리 실적이 좋지 않게 나올 경우 비난의 목소리가 배가될 수 있다는 걱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속보지표들, 3월에도 ‘호조세’=재정경제부가 11일 발표한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경기회복 기조는 3월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예상과 달리 여전히 좋은 모습이다. 3월 수출은 14.2% 늘어난 241억9000만달러, 하루평균 수출액 증가율이 10.1%를 나타냈다.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도 17.3%로 2월(8,5%)보다 나아졌고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 증가율도 각각 5%, 2% 수준으로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크게 감소했던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2월 19.9%나 감소했던 자동차 판매율이 3월에는 -1.1%로 크게 개선됐고 휘발유 판매량 증가율도 9%수준을 보였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는 “자동차 내수 판매율이 2003·2004년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에서 올해는 점차 ‘0%’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3월에도 내수 관련 속보 지표들이 좋게 나오고 있어 1월과 2월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중해지는 정부=그러나 이같은 추세에도 정부의 목소리에서는 점점 힘이 떨어지고 있다. 2월부터는 실적이 나쁜 지표들이 많아져 점차 ‘혼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가 가장 신경을 쓰는 실업률이 악화됐다. 지난 2월 취업자 증가폭이 전년동월대비 8만명으로 1월의 14만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따라서 2월 실업률도 전년동월대비 0.1%포인트가 상승한 4%를 기록해 정부의 심기가 편하지 않다.
정부는 2월의 계절조정 취업자 증가 폭은 전월대비 3만7000명으로 1월(1만8000명)보다 높아져 고용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고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내수회복이 정부 기대에 따라 줄지는 미지수다. 이미 서비스업활동동향에서 2월 도소매업은 2.6%, 숙박·음식점업은 3.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역시 향후 건설투자 활성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건설 경기실사지수가 3월 101.1로 2월(78.1)보다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2월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6%가 떨어졌고 건설기성도 1.4%를 기록해 지난해 4·4분기(4.4%)에 비해 둔화됐다. 박차관보는 “3월에도 경기 속보 지표들이 좋게 나오는 건 사실이지만 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 여부, 4월 이후에나=정부는 3월 확정지표나 4월 지표들이 나오는 이달 말 이후에나 경기회복 기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표상으로 경기가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이게 실제 체감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병원 차관보는 “현재 시점에서는 체감경기 회복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면서 “1·4분기 지표들이 확정되는 4월 이후에나 가서 좀 더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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