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 관계에서 협력파트너 관계로’.
통신사업자들이 중소 협력업체들과 상생경영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업자들은 최근 BR(사업협력) 경영기법을 잇달아 도입하고 장비제조 및 콘텐츠제공업체(CP) 등에 기술 및 자금지원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 BR경영은 ‘원청·하청’ 관계에 있는 종속업체라는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 사업을 위한 협력파트너 지위에서 ‘윈-윈’한다는 뜻이다.
통신사업자들이 상생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통신에 방송·금융·게임 등 모든 영역이 포괄되는 컨버전스시대에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경쟁력을 높여야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유선통신사업자=KT는 내년부터 우수 협력업체에 우선권을 주는 ‘등급제’를 도입키로 했다. KT 구매전략팀 관계자는 “협력업체 선별을 위한 지표를 오는 6월까지 개발할 것”이라며 “시뮬레이션 작업이 완료되는 내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KT는 중소 협력사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다음주중 ‘네트워크론’ 대상 은행에 국민은행을 추가키로 했다. 네트워크 론이란 협력업체가 은행으로부터 4∼6%대의 저금리로 자금대출을 받고 납품 후에는 KT가 결제금으로 상환해주는 방식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2004년 7월부터 협력사 어음 기준금액을 기존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시키고, 결제기일을 90일에서 60일로 축소했다.
데이콤은 정보통신부의 소기업 정보화사업 일환으로 운영되는 ‘데이콤 소기업 BM(비즈니스모델) 클럽’을 통해 올해까지 5000여개 중소기업에 네트워크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동통신사업자=SK텔레콤은 협력사의 연구개발(R&D) 및 사업화를 위해 올해 1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또 SK텔레콤은 지난 8일 본사 SK-T 타워 3층에 ‘네이트 비즈니스센터’를 오픈, CP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상담 및 테스트용 단말기 지원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중소기업 우대결제 및 네트워크론을 도입, 각각 연간 4150억원, 7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주는 효과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는 온라인 교육, 협력사의 임직원과 가족을 초청하는 가족캠프 행사를 통해 협력업체들과 유대관계를 강화시키는데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F는 기술력이 미약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사후서비스(AS)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규 등록 협력회사 및 사업계획서가 3회 이상 반려된 회사를 대상으로 직무교육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KTF는 네트워크론 규모를 지난해 1개 은행, 407억원에서 올해 말까지 6개 은행 1500억원까지 향상시킬 계획이다.
LG텔레콤은 CP포털사이트(mcc.ez-i.co.kr) 및 CP간 정보공유 커뮤니티를 개설해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협력사들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자사와 CP 수익배분율도 1대9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 CP 공급업체의 경쟁력은 회사가치와 직결된다”며 “컨버전스 및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통신사업자와 중소 협력사간 협력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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