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사용금액의 일정액을 적립해 사회단체나 모교에 기부하는 기부카드가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특히 지난해 카드 총 사용금액이 216조1000억원에 달했던 반면, 기부카드의 사용금액은 카드사별로 최고 수억원에 그치고 있는데다 사용금액도 유지는 커녕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지난 90년대부터 다양한 기부카드를 내놓았지만 기부금액(통상 사용금액의 0.1%)이 너무 적은 반면 혜택은 거의 없어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카드가 지난 2002년 카드 회원이 이용한 신용판매 금액의 0.1%를 적립해 환경보전과 개선을 위한 운동을 후원하는 ‘LG 환경사랑카드’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총 기금 적립액은 7억2800만원에 그쳤다. LG카드 관계자는 “환경사랑카드는 카드사들이 내놓은 기부카드 중 그나마 호응도가 좋은 편”이라며 “기부금액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고객들이 기부보다는 혜택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가 지난 1999년 시각장애인을 위해 사용금액의 일정비율(최대 0.1%)를 안내견학교에 후원하기로 한 ‘안내견 후원카드’의 사용실적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용금액은 지난 2003년에는 12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600억원에 그쳤으며 기부금액 역시 사용금액의 0.1% 이하로 지원되고 있는 상태다.
신한카드는 지난 2004년부터 적립된 포인트를 고객이 정한 단체에 자동으로 기부되는 기부전용카드 발급과 자발적으로 적립 포인트를 기부토록 하는 2가지 방식을 취하고 있으나 지난 2월말 현재 모금액은 2800만원에 그쳤다.
롯데카드도 아멕스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적립된 포인트를 유니세프에 기부토록 하고 있으나 실적이 거의 미미한 상태다.
/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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