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개월 동안 양쪽 모두와 밀고 당긴 끝에 어렵사리 계약을 성사시켰죠.”
지난 2월 일본 프로기아(PRGR)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송아리와 후원계약을 했다. 일본 프로기아가 한국 선수와 계약을 한 것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 이번 계약이 성사되기까지는 김성남 프로기아 홍보팀장의 막후 역할이 컸다.
“지난해 3월 처음 입사하고 보니 회사의 마케팅 활동이 너무 소극적이라고 판단했어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본사에 먼저 제안을 했죠. 일본 선수가 아닌 미국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와 계약을 하자고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저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면서요.”
때마침 LPGA에 최연소로 입회한 후 아직 스폰서가 없던 송아리가 프로기아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이때부터 그는 일본 본사와 송아리 양쪽을 상대로 장장 10개월에 걸친 줄다리기를 벌였다.
지난해 11월 CJ나인브릿지클래식 때의 일. 김팀장은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동시에 일본 본사에서도 회의가 열렸다. 처음으로 한국 선수와 후원 계약을 맺는 만큼 검증에 검증을 거듭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팀장은 “직접 송아리의 플레이를 곁에서 지켜보며 국제전화로 계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한달 후 한·일여자골프대항전 출전차 일본을 방문한 송아리가 프로기아 본사에 들러 클럽 테스트를 마치고 드디어 지난 2월 계약서에 양측이 서명했다.
“비록 일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언제나 한국 선수들을 위해 일했으면 해요. 이번 일을 계기로 본사 생각도 많이 바뀌었고 좋은 선수가 있다면 또다시 발벗고 나서야죠.”
/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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