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 1·4분기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03년 4·4분기 이후 6분기째 증가세를 지속했고 순이익은 지난해 3·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1조원을 웃돌았다. 포스코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철강제품 가격의 급등세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밸류에이션에 비해 저평가=그러나 이같은 실적 호조에도 최근 포스코의 주가는 20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2일 포스코의 주가는 전일보다 0.76% 하락한 19만7000원에 장을 마감해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무엇보다 지난 2월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이래 외국인들이 지속적인 매도세를 나타내고 있어 수급상황을 악화시키는 모습이다. 특히 이들 외국인은 3월 이후 12일 현재까지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줄곧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며 무려 4237억원어치를 순수히 팔아치웠다.
이에대해 일부에서는 1·4분기 사상최고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철강가격 조정과 원재료 가격상승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마진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주가측면에서는 밸류에이션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현 주가는 올해 추정주당순이익(EPS) 대비 3.6배, 내년 추정EPS 대비 5.3배에 불과해 내년의 실적둔화를 감안해도 밸류에이션이 낮은 것만은 분명하다”며 “가치투자 관점에서는 모멘텀 둔화기가 오히려 적절한 매수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적 모멘텀은 계속된다=증권전문가들은 포스코의 실적 모멘텀이 당분간 이어져 2·4분기에도 사상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일부의 우려대로 하반기 이후 철강경기의 상승세가 마감된다 해도 아시아권 철강가격의 고가 시대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이고 포스코의 실적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애널리스트는 “포스코의 1·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것이나 향후 지속여부는 철강가격의 추이에 달려 있다”며 “2·4분기 영업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안정된 철강가격을 기반으로 하반기도 양호한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철광석, 석탄 등 원료가격이 급등하면서 포스코의 수익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2·4분기 실적도 지난 4월 제품가격의 인상영향과 유연탄 재고 덕분에 1·4분기에 이어 사상최대 실적이 될 것”이라며 실적 모멘텀을 낙관했다.
이와함께 최근 ‘인도 프로젝트’가 구체화됨에 따라 그동안 지적됐던 성장성의 한계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동준 애널리스트는 “인도 제철소 건립이 전남 광양제철소 건설 이후 실질적인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포스코의 차세대 혁신 제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의 적용이 예상되고 있어 글로벌화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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