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1월 고합그룹이 국내기업 최초로 중국 현지에 세웠던 폴리에스테르(PET) 화섬공장인 ‘청도고합유한공사’가 국내 화섬 제조업체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청도고합유한공사의 자회사로, 중국 하이먼에 고합과 갑을이 50대 50으로 합작해 지은 스펀덱스 합작공장인 해문교성염직유한공사도 금명간 매각 절차를 밟는다.
이를 계기로 중국 산둥반도를 중심으로 중국에 진출했으나 채산성이 맞지 않아 경영위기에 봉착한 국내 일부 기업의 구조조정이 수면 위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칭다오경제기술개발구에 자리한 청도고합유한공사의 채권단은 지난달 중순께 ㈜위드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매각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며 채권단은 청도고합유한공사의 기업가치가 1000억선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현재 위드측과 지분 및 채권매매계약과 함께 MOU에 포함된 상세 내용을 위드측이 이행할 수 있는지 조율하는 등 실제 협상을 진행중이다. 위드는 지난 99년 고합의 경북 영천공장이 매각돼 개명된 회사로, PET가 주 생산품목이다.
채권단은 청도유한공사는 중국내 화섬생산 과잉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판매가격이 하락해 생산을 하면 할수록 적자를 면치 못하자 매각을 서둘렀다. 중국 당국도 인수업체의 재투자를 통해 조속한 정상화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청도 공장은 고합그룹이 본격 투자를 시도하다 경영이 어려워지자 투자를 중단했다”면서 “기간설비에 비해 사출 및 방사 등 PET 최종 완제품이 나올 때까지의 공정상의 설비가 서로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라 인수자가 설비투자를 증대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문교성염직유한공사는 빨리 정상화시켜 매각하기 위해 현재 대리경영을 맡겨 놓았으며 매각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MOU를 맺은 건 사실이나 각서가 깨지는 일도 다반사”라면서 “아직 정식 본계약은 맺지 않았으며 중국 실사도 하지 않았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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