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 속에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950선마저 무너졌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옵션만기일 매물 부담으로 큰 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실적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재차 하락, 전일보다 6.70포인트(0.70%) 하락한 947.2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반도체, 정보기술(IT) 부품 업종이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전일보다 6.47포인트(1.42%) 내려간 449.0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콘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1·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13조8122억원과 1조4984억원으로 지난해 4·4분기보다 0.6%와 17.9%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40.3% 증가한 2조1499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 연말 특별성과급 7000억원을 포함한 지난해 4·4분기 실제 영업이익이 2조2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역시 부진한 성적이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반도체의 경우 D램 등 주요 제품의 가격 하락과 원화절상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13% 감소한 1조38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실적 부진의 진원지로 꼽혔다.
그러나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은 패널 가격 급락 등 업황 고전에도 불구하고 전분기보다 216% 증가한 2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보통신 부문도 사상 최대인 2450만대의 휴대폰 판매 등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467%나 증가한 840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기업홍보(IR) 담당 전무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3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강한 성장력을 유지했다”며 “D램가격이 하방 경직성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 상용화, LCD 7세대라인 본격 가동 등 신 성장기반이 확보되고 있는 만큼 2·4분기 이후 견조한 실적을 기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증권 전문가들도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오는 2·4분기부터 업황 회복에 따른 기저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주가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2조4000억∼2조8000억원을 밑돌았다”며 “특히 디지털가전 부문의 실적 악화는 제품 경쟁력 자체를 의심스럽게 하는 부문이지만 주요 사업부문인 반도체와 휴대폰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견조한 만큼 주가의 추가 하락을 저가매수 찬스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1·4분기의 부진한 실적이 투자자의 심리를 냉각시킨 가운데 전일보다 1만500원(2.09%) 하락한 49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 anyung@fnnews.com 조태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