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하는)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세대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지금으로선 정부안이 최선이다.”
“연금이 중·저소득층을 보호해야 하는데 600만∼700만명이 연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등 적절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기초연금제를 도입해야 한다.”
“국민연금법 개정을 말하기 이전에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재정이 이미 파탄난 연기금들부터 개혁해야 한다.”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라면 이제라도 국민연금의 존폐여부를 논의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싸고 지난 16일 KBS 방송의 한 토론회에서 나온 주장들이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과 열린우리당 유시민,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 김상균 서울대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최 원 한국납세자연맹 정책위원장은 이날 KBS-1 TV의 ‘심야토론’에 참가했지만 엇갈린 입장만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3년째 국회에 계류중인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도 합의점을 도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연금의 재정안정화를 위해 보험료를 더 내고 수급액은 줄이자고 주장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수급액만 삭감하자고, 한나라당은 65세 이상 노인 전원을 대상으로 20만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제를 도입하자고 맞섰다.
정부와 여당은 기초연금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회내 특위를 조기 구성, 본격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것도 우선 연금법 개정안 처리라는 단서가 전제됐다.
김근태 장관은 “기초연금제로 전환하면 막대한 재정부담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재정의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되는 부유한 노인이 지원받게 되는 국민정서에 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일단 정부안을 처리해 연금 재정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기초연금제 특위 구성에는 찬성하나 정부와 여당의 개정안에 대해선 반대한다는 태도를 명확히 했다. 윤건영 의원은 현행 국민연금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 “연금이 적절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기초연금제 도입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시민 의원은 “기초연금제 도입을 포함한 전반적 논의를 위해 국회내 특위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연금법 개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을 시청한 네티즌 대다수는 국민연금이 출범할때부터 갖고 있던 문제점이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다면 이제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의 존폐여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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