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의 실망감을 실적좋은 중소형주에서 찾아라.’
지난 11일 어닝시즌의 첫단추를 연 LG필립스LCD의 실망스러운 실적발표후 기대가 컸던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전문가들의 예상에 크게 못미치는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자 실망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쇼크는 1000선 재돌파에 대한 희망은 물론 지수반등추세로의 전환기대감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대형주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기관 및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가 실종된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개별종목들로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실적좋은 중소형가치주를 저가편입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수 상승 시간 필요할듯=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실적발표는 어닝쇼크 수준에 가깝다”면서 “앞으로 발표될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이와 같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경우 지수흐름상 불안정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옵션만기 충격과 정보기술(IT)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시장의 속도는 크게 둔화될 가능성 높다”며 “당분간 모멘텀 회복에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도 “최근 외국인들의 대규모 선물매도, 미증시 하락 등 증시가 곧바로 반등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증시도 국내증시의 발목을 지속적으로 잡을 전망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3월 소매판매 결과는 미국 소비경기가 지속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상 사이클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높였다”면서 “미국 경제의 둔화 우려감은 소비 사이클에서 뿐만 아니라 제조업 경기 측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 지난 한주 7000억원 넘게 순매수=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방향성을 잃은 외국인, 프로그램 매물을 대량으로 내놓는 기관에 비해 개인들은 실적장세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있지 않다고 분석한다.
지난 한주동안 개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7431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는 644억원에 그쳤고 기관은 8924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과 실적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이같은 ‘개인장세’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현대증권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이고 IT기업을 필두로 상장기업의 실적호전도 예상돼 개인들이 지수후퇴에도 불구하고 기관 매물을 다 소화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 민상일 애널리스트는 “개인들이 실적좋은 중소형주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기업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기관이 보유한 대형주도 적극 매수하며 증시를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개인 매수의 상당부분은 대기매수가 비의도적으로 체결된 것일 수 있다”면서 “조만간 외국인과 기관이 증시로 적극 복귀하지 않으면 개인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성 겸비한 중소형가치주 매수=동원증권은 조정국면을 이용해 향후 외형과 이익성장성이 담보되고 있는 종목들 가운데 하락리스크를 커버할 정도로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을 보이고 있는 종목들을 중기적 접근을 권했다.
동원증권 정훈석 애널리스트는 “아직 추세에 대한 신뢰훼손을 논할 시기는 아닌 것 같아 중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은 유효해 보인다”면서 “올해와 내년 외형과 영업이익증가율이 10%이상이 예상되는 종목 중 업종내 여타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5월말까지는 상승모멘텀이 약화될 수밖에 없어 보수적 접근이 바람직하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주식대 현금 비중을 50대 50으로 가져가되 하반기 모멘텀이 예상되는 중소형 부품주, 소비재대표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설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 박치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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