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도 대형화·고급화에 따른 고분양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서 지난 3월 분양한 ‘포스코 더�u’은 전주에서 최초로 100평형대 아파트를 공급했고 가장 작은 평형이 45평형으로 대부분 50∼79평형이 주를 이뤘다. 분양가는 100평형이 평당 790만원, 평균 59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100만원 정도 비싼 가격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 평수가 가장 적은 45평형만 일부 미분양됐고 대형 평형은 모두 계약이 끝났다”며 “대형화·고급화 고분양가 전략은 중소형 평형 위주의 기존 단지들의 노후화로 대체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는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대도시를 거쳐 지방 중소 도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수요에 대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아파트를 선택할 때는 신중할 것을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수요층이 탄탄해 고분양가로 분양을 받아도 3년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지방은 이런 수요층이 존재하는 곳은 일부 지역”이라고 말했다.
▲지방도 고분양가 시대 열려=최근 지방에서 분양한 대표적인 아파트 단지의 평당 분양가는 1000만원선이다. 이 가격은 서울 강남을 제외한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3월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서 분양한 대우 e-푸르지오 단지(299가구)의 평당 분양가는 61평형이 996만원이었다. 이 단지 48평형도 평당 분양가가 918만원으로 평균 분양가가 900만원이 넘었다. 지난해 오륙도 SK뷰 펜트하우스가 평당 1700만원에 분양한 것 이후로 부산도 평당 분양가 1000만원 시대에 접어 들었다.
역시 지난 3월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시지유성·월드메르디앙(753가구)도 52평형이상은 평당 800만원을 넘겼다. 특히 펜트하우스인 76평형은 900만원을 넘었다. 범어동에서 분양한 삼환나우빌도 평당 900만원을 넘겼다.
행정도시 이전 후속대책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충남 연기군과 홍성군, 천안시, 아산시 등 행정도시 주변지역 분양 아파트도 평당 분양가가 600만원에 이르고 있다.
▲투자 등 내집마련시 신중하게=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에서도 서울과 같은 ‘강남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방에서도 입지가 좋은 일부 지역이 강남처럼 최고급 주거환경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말이다.
대표적인 지역은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광주 서구, 대전 둔산동, 전주 서신동 일대 등이다. 이 일대를 제외하면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에 아파트를 선택할 때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구도심이나 특별히 개발 호재가 없는 지역에선 높은 분양가라고 생각되면 꼼꼼히 따져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김학권 대표도 “서울에서 먼저 일어난 조망권과 아파트 브랜드 등 차별화 전략의 일종으로 고분양가 전략을 펴는 사례가 많다”면서 “부산의 해운대와 광주의 서구쪽은 조망권과 주거환경으로 대구 수성구는 학군 프리미엄으로 다소 높은 분양가라도 소화되고 있으나 다른 지역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가치가 있기 위해선 부산 해운대구는 평당 1000만원, 대구 수성구는 평당 800만원까지가 적정선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넘을 경우 세금과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투자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 hu@fnnews.com 김재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