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난 털은 많아도 고민, 적어도 고민이다. 겨드랑이나 코속에서 삐져나온 털들은 자칫 지저분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머리에 난 털(머리카락)은 수가 적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영국의 한 주간지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0·레알 마드리드)이 머지 않아 대머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 이유는 베컴이 지난 2003년 시도했던 ‘콘로우’라는 헤어 스타일로 인해 두피에 큰 손상을 입었다는 것. ‘콘로우’ 스타일은 흑인들이 즐겨하는 ‘레게’ 스타일보다 머리카락을 한층 더 단단히 꼬아 만드는 헤어 스타일로 두피가 외부로 많이 노출되어 손상받기 쉽다. 탤런트 양미경씨도 사극 대장금 출연당시 가체나 얹은 머리를 장시간 하고 있어 원형 탈모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는 “두피와 모발을 고려하지 않는 헤어스타일은 심할 경우 탈모까지 유발할 수 있다”며 “세게 잡아 당겨서 묶거나 땋은 머리, 고무 밴드로 머리를 단단히 묶어 꽉 조이는 것, 스트레이트 퍼머 등 모발을 지나치게 잡아 당기는 것은 모두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털이 없어서 걱정인 ‘민둥족’
◇머리 너무 당겨 묶으면 견인성 탈모 유발 할 수도=전체 머리를 뒤로 넘겨 하나로 깨끗하게 잡아 묶는 ‘포니 테일스타일’은 어른·아이를 막론하고 가장 일반적인 헤어스타일이다.
하지만 모발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 묶게 되면, 모발 건강에 해롭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의 경우 모발을 너무 세게 묶거나 당기게 되면 모근이 약해져서 어린 나이에도 탈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도 머리를 너무 세게 잡아당기면 탈모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아홉살 난 딸 아이를 둔 주부 정모씨(34)는 최근 딸의 머리를 빗겨주다 아이의 옆 이마쪽 머리가 많이 빠져 하얀 두피가 군데군데 드러나 보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피부과 전문의는 이를 지속적인 물리적 압력에 의한 ‘견인성 탈모’로 진단했다. 아침마다 학교 가기전 머리를 꽉 잡아 묶어준 주 원인이었다.
견인성 탈모는 지속적인 외압에 의해 헤어라인이 뒤로 밀려나는 증상이다. 이는 머리를 뒤로 세게 잡아 묶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퍼머를 할 때 가해지는 물리적 힘에 의해서도 탈모가 생길 수 있다. 또 일정 부위의 모발이 항상 당겨지거나, 베개나 모자 등에 의해 장시간 압박되어 생기는 압박성 탈모도 있다. 한쪽 방향으로만 누워서 자라는 젖먹이 아이의 머리에서 이런 경우가 간혹 발견되며, 전신 마비 환자가 장기간 침대에서 한쪽 머리로만 누워 있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압박성 탈모의 원인은 압박으로 인하여 피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견인성 탈모나 압박성 탈모는 유전이나 환경적 요인에 의한 탈모증상은 아니다. 따라서 탈모 원인을 유발시키는 행동을 삼가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먼저 견인성 탈모는 머리를 세게 잡아당겨 묶거나 땋는 것을 삼가야 한다. 또 손가락으로 돌돌 말거나 잡아 당기지 말아야 한다.
압박성 탈모는 한 방향으로 장시간 머리를 대고 누워있거나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딱 맞는 모자나 헤어밴드로 머리를 압박하는 것을 피한다.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리가 쉬운 헤어스타일을 하고 스프레이, 무스 등은 살에 닿지 않게 모발 끝에만 바른다. 모발도 피부와 마찬가지로 강한 햇빛 등의 자외선을 피하고, 가공식품, 커피, 담배등과 기름진 음식이나 너무 맵고 짠 음식은 피한다. 스트레스와 과로도 탈모의 주요 원인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털이 많아서 걱정인 ‘털복숭이’족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 소매 밖으로 삐쳐 나오는 겨드랑이털과 남들보다 많은 다리털 때문에 고민하는 여자가 많다. 또 남성인지 여성인지 헷갈리게 하는 코밑털도 걱정이 된다.
남자들의 경우 이마에 잔털이 많아 이마가 좁아 보여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마가 좁으면 고집이 세고, 속이좁고, 융통성이 없어 보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시적 제모’와 병원을 찾아 ‘영구적인 제모’를 하면 된다. 일시적인 제모법에는 면도기와 핀셋, 모근제거기, 제모테이프, 제모크림 등을 사용한다. 영구 제모법에는 전기분해법이나 레이저 제모시술법을 많이 쓴다. 좁은 이마를 가진 사람도 영구제모의 한 방법인 레이저 제모 시술법으로 넓은 이마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신체 부위에 따라 제모방법을 잘 선택해야 한다. 먼저 면도기는 팔과 다리, 겨드랑이처럼 비교적 넓은 면적을 제모할 때 효과적이다. 면도를 할 때는 비누로 거품을 낸 다음 털이 난 방향으로 면도를 해 주어야 피부의 자극을 줄일 수 있다.
핀셋은 눈썹이나 코밑에 난 털처럼 제모 부위가 넓지 않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때 핀셋은 가능하면 탄력이 강한 것을 선택하고, 털의 뿌리 가까이 집어 털이 자라난 방향으로 뽑아야 한다. 제모테이프는 접착력을 이용해 털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떼어 낼 때는 털의 반대방향으로 단번에 떼어 낼 수 있다.
영구제모시술의 하나인 ‘전기침 영구제모’는 가느다란 침을 모낭으로 찔러 넣은 후,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모낭을 파괴하는 방법이다. 시술시간이 오래걸리고, 통증이 심한 편이다.
‘레이저 제모 시술법’은 레이저가 털이 만들어지는 모낭을 파괴하여 털을 제거하는 것이다. 통증이 적고 시술이 간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4∼6주 간격으로 3∼5회 정도 받는다. 시술 후 약간 붉어지지만 곧 사라지므로 바로 세안 및 화장이 가능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이마의 경우는 신경이 예민한 곳이므로 시술 전에 마취연고를 바른다. 시술 후 세안 및 샴푸가 가능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시술 직후에는 면도를 한 것처럼 거뭇거뭇해 보일수도 있는데, 일주일 이내 털이 완전히 빠져나가므로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지미안피부과 김경호원장은 “보통 3∼5회 정도 시술을 받으면 거의 완벽하게 제모가 가능하지만 이마의 경우는 다른 부위와는 달리 완전히 털을 없애기보다 약간의 잔털을 남기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자로 잰 듯이 확연히 구분되는 이마선은 오히려 인위적이고 어색해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