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거나 잃어버리는 중고폰과 분실폰이 연간 1000만대씩 발생해 경제·환경·사회적 측면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 등을 통해 회수되는 중고폰 및 분실폰은 연간 400만대를 넘지 못해 체계적인 회수 및 재활용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이에 따라 본지는 'MRK(모바일리사이코리아) 캠페인'의 일환으로 중고폰 회수 및 재활용 최일선인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의 중고폰 재활용센터를 찾아 운영상황을 여과없이 살펴봤다.
경기도 용인시 상아리. SK텔레콤의 중고폰 재활용 위탁업체인 제이테크 작업장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널린 중고폰 더미가 시선을 끌었다. 중고폰들이 수백개의 상자에 마치 돌무더기처럼 가득 담겨 있어 거대한 ‘중고폰 집결소’임을 실감케 했다.
전국 SK텔레콤 대리점을 통해 수거된 중고폰은 국내 최대 셀룰러폰 재활용 공장인 이 곳에서 월 20여만대씩 처리된다. 이 곳을 거친 중고폰은 폐기, 국내 유통, 임대폰, 해외수출 등으로 엄격히 나눠진다.
작업장 현장은 본동 170평, 별동 340평으로 구성됐다. 공정별로 나눠진 35명의 직원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본동 작업장에 들어서자 중앙에 6∼7명의 직원들이 선 채로 10여개의 상자에 중고폰을 종류별로 나누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중고폰을 큰 박스에서 꺼내 다시 여러 박스에 기종별로 나눠 담았다. 이렇게 분류되는 중고폰이 하루 5000∼6000개 정도라는 게 현장 직원의 말이다.
본동 분류작업장에는 수백개의 중고폰 상자가 가득 쌓여 있다. 각 상자마다 30∼40대의 중고폰이 채워져 있다. 분류가 끝난 중고폰들은 지게차에 실려 다시 별도 보관실로 옮겨진다. 이 곳은 손쉽게 상자를 쌓을 수 있도록 기계식 자동차 주차장처럼 만들었다.
별동 재생작업장으로 옮겨가자 20여명의 남녀 직원들이 중고폰 재생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반 공장의 생산라인과 같은 형태로 직원들이 2∼3개 라인에 마주앉아 공정별로 뭔가에 열중하고 있다.
대부분 어른 손바닥만한 돋보기로 휴대폰 기판이나 부품을 눈이 뚫어져라 들여다보고 있었다. 미세 작업을 진행중인 것이다. 한 직원은 “하루 수천개의 중고폰을 들여다본다. 하루 종일 돋보기로 미세한 부품을 찾고 나면 눈이 매우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중고폰을 닦고, 한쪽에서는 분해하거나 조립하는 등의 작업이 쉴새없이 이뤄진다.
현장 직원은 “쓸만한 중고폰이 부지기수”라며 “몇년전 같으면 고가의 귀한 휴대폰이었는데 이처럼 쌓여있는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또 “예전에 흑백 중고폰이 많이 수거됐는데 요즘은 컬러폰이 대부분”이라며 “최신 EV-DO폰도 많아 탐이 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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