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이어 인텔과 야후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국내 증시에 미국발 훈풍이 불어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인텔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고 야후도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급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같은 기업실적 호재와 예상치를 밑도는 도매가 상승률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다우지수는 5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나스닥지수도 오름세를 보였다.
◇어닝쇼크는 더 이상 없다=국내 증시에서는 인텔의 ‘깜짝 실적’에 대해 희망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하반기 정보기술(IT)경기의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신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문한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IT 수요의 바닥탈피와 이익모멘텀 개선 등 IT경기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변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국내 IT 대형주도 1·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프라이싱(가격결정)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증권전문가들은 남은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데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주요 IT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 하락을 초래했으나 앞으로는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은행주와 내수주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어 펀더멘털 요인은 안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부증권 김성노 애널리스트는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던 IT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어닝쇼크는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은행업종을 비롯한 내수기업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추세 반전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악재의 완화가 곧 주가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증시가 추가 급락의 부담에서는 벗어났지만 반등을 위해서는 상승 모멘텀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급상황도 호전될 전망=국내 유동성을 바탕으로 수급상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여전히 강력한 매수주체가 없다는 것이 걸림돌이지만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9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국내 유동성이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대신증권 함성식 애널리스트는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주식형 수익증권이 꾸준하게 늘어나는 등 주식관련 자금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지난주에는 옵션만기로 기관의 순매도가 이어졌으나 이번주부터는 다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스트레티지스트 역시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업종 전반에 걸친 대규모 매도의 성격을 띠지 않고 있고 차익매도 압력이 연중 최저치를 지속하고 있으며 국내 유동성 유입이 꾸준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한투자증권 김무경 애널리스트는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지수를 방어하고 있지만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등 보수적인 시각이 반영되고 있어 뚜렷한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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