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퇴직연금제와 관련, 퇴직연금 불입액과 불입된 퇴직연금의 운용 단계에서 나오는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연금 납입자가 노후에 받게되는 연금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한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 뉴스 주최로 개최된 제6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참석, 축사를 통해 “퇴직연금제도는 현행 법정퇴직금 제도보다 노후생활 보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노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연금을 회사 외부에 적립,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운용할 경우 자본시장의 안정적인 수요기반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부총리는 “선진국에서도 사회적 부양 부담을 덜기 위해 공적연금의 역할을 줄이고 기업연금을 확대하는 연금 개혁을 추진 중에 있다”며 “우리나라도 실정에 맞는 퇴직연금제도의 도입과 그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재경부 관계자는 퇴직연금의 세제 지원 방안에 대해 “연금불입 단계와 연금을 운용하는 단계에서 나오는 수익에 대해서는 비과세를 할 방침”이라며 “그러나 연금을 받는 단계에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퇴직연금제 방안을 주도하고 있는 노동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 대해 비과세를 할 지 등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퇴직금 관련 세제 혜택은 법인세법에서 사내 적립 퇴직급여 충당금에 대해 전체 추계액의 40%를 손비로 인정해 주는 것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근로자는 퇴직금 납입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법인들의 경우 비용으로 인정돼 손비 처리가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또 퇴직연금 운용단계에서 나오는 이자나 배당소득, 투자수익 등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근로자와 회사의 연금 분담액에 이같은 세제 혜택이 주어질 경우, 퇴직연금제도의 정착이 앞당겨지면서 자산운용업계의 활성화와 증시 부양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탁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근로자들의 노후자산 형성 욕구는 자산운용업의 외형 성장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최근 전개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를 보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이사장은 금융시장 환경변화로 ▲규제 완화로 상품 선택의 폭이 크게 확대되고 ▲은행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정책트렌드가 바뀌고 있으며 ▲저금리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에 도달했고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투명성과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된 점 등을 꼽았다.
최근 한국증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오는 2015년까지 최대 18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말 자산운용업계의 총 수탁액(187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특히 퇴직연금제 도입은 다양한 상품의 개발을 촉진해 금융회사들간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이사장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재테크 상품에 대한 수요가 촉발되고 만기구조, 위험관리 등 자산설계와 운용방식 등에서 과거와는 차별화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국내외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사 등 연금 사업자 간의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퇴직연금은 국내 증시 선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새로운 장기 투자수요를 창출함으로써 국내 증권시장의 수요기반을 탄탄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한덕수 부총리와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을 비롯, 신동혁 은행연합회장 및 은행장, 보험과 증권사·자산운용사의 최고경영자(CEO) 등 국내 금융계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5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몰려 강사진의 주제 발표가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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