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달러화는 앞으로 10% 이상 더 절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럴 경우 미국 경제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타격이 제일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티븐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8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르는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 때문에 달러화의 평가절하는 필연”이라고 지적하고 “향후 달러화가 10% 정도 추가로 절하되면서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에서 주장하는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필요성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경상적자 해소를 위해 위안화를 거론하는 것은 미국 내부의 막대한 소비지출로 인해 발생한 경상적자를 중국에 떠넘기는 정치적인 책임회피에 불과하다는 것.
모건스탠리측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저축률이 거의 제로(0)에 가까움에도 미국 국내소비는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을 기반으로 GDP의 70%를 넘었다. 1975∼2000년 평균치인 67%를 크게 상회한다.
로치는 이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5.0∼5.5% 금리를 올려 거품소비를 걷어내야 하지만 당국은 일시적인 경기 조정이 두려워 주저한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하의 효과를 달러화 절하가 대신하고 있어 아시아 국가의 환율 하락은 더 큰 폭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 등 아시아국가는 최근 감지되기 시작한 미국경기 후퇴의 영향과 달러화 절하로 인한 대미 수출 부진 등 2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로치는 “60∼70년대에는 달러 절하의 타격을 유럽이 가장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미국경제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가 가장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lhooq@fnnews.com 박치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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