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감과 외국인의 매도세 확대로 증시가 출렁거리면서 외국인 매도확대 배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달동안 하루 평균 500억원 안팎의 매도·매수규모에 머물렀던 외국인이 이날 국민은행을 집중적으로 팔아 치우는 등 매도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향후 다른 종목으로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28일 발표된 3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충족시키면서 내수회복 국면전환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도매판매 부진과 내수용 소비재 출하가 9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향후 경기회복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론 본격 내수회복을 점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고 지적하고 외국인 매도에 대해서는 경제지표가 원인이 아니라 자사주 매각과 품질논란이 일고 있는 국민은행에 국한된 일시적 현상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금융주 대거 ‘팔자’=외국인은 이날 자사주 8%를 매각키로 한 국민은행을 대거 팔아치우는 등 이날 하루 1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였다. 주요 매수창구로 보면 외국인은 이날 국민은행을 500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은행 주가는 1·4분기 실적 품질논란과 자사주 매각이 악재로 떠오르면서 외국인이 4일째 대거 팔자에 나서 이날 4.68% 폭락했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증권사의 목표가 상향 속에서도 외국인이 국민은행 주식을 대거 팔고 있는 것은 자사주 매각 발표에 따른 물량 부담을 미리 떨어내려는 속내로 보인다”며 “은행주에 집중된 매도여서 외국인 매도 포지션의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가 국민은행에 집중됐기 때문에 향후 전방위적인 매도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3월 2조74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28일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는 1054억원에 그치고 있다. 대만 MSCI 비중확대를 위한 외국인의 매도도 이미 1∼2개월 전에 마무리됐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은행주 매도를 제외하면 절대규모는 크지 않아 지난 3월 같은 매도확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 금리인상 등을 앞두고 외국인이 아시아 시장에 대해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할 전망이어서 당분간 뚜렷한 매수주체 부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회복 속도는 지연될 듯=전반적인 지표가 호전됐지만 도매판매가 여전히 부진하고 내수용 소비재 수출이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내수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 악화와 기업실적 둔화로 미 증시침체 현상이 나타나는 등 해외 경제환경이 좋지 않아 2·4분기에도 경기회복이 가속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도 “3월 산업활동 동향은 경기가 바닥을 그리고 있음을 보여 주었지만 아직도 분명한 회복 시그널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BN암로 이재원 전무는 “환율하락이 지속될 경우 수출기업이 많은 국내 경기 회복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며 “유가와 환율 등 외부악재가 상존함에 따라 본격회복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국내 내수회복 자체가 미국 등에 비해 양호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국내 경기는 지난 12월 저점을 찍고 완만하게 오르는 상황이어서 세계증시 수익률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호전된 경제지표가 조정장에서도 900선을 지지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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