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출시된 중국 하이얼 에어컨이 국산품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낮은데다 가격 메리트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미지근한 실정이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LG전자 6평형(LS-C061S3)의 소비전력은 610W인데 반해 하이얼사 에어컨 6평형(HSU-060C01)은 640W로 하이얼사 제품의 에너지 효율이 상당폭 낮다. 또 10평의 경우에도 LG전자 제품(LS-C102S)이 1200W인데 반해 하이얼사 제품(HSU-100C01)은 1285W로 차이를 보였다.
국내가전제품의 경우 에너지효율이 대부분 ‘높음’내지 ‘다소 높음’ 등급이지만 하이얼사가 출시한 제품은 4, 6, 8, 10평형 모두 ‘보통’ 등급이다.
에너지효율등급은 1등급부터 5등급까지 5단계로 나눠져 있었으나 최근 모든 국산제품이 1등급을 달성, 변별력이 없어지면서 최근 보통, 다소 높음, 높음으로 변경·표시되고 있다. 보통미만은 판매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에어컨의 경우 전기료 부담이 커 에너지효율이 낮다면 에어컨 가격이 소폭 싸다 하더라도 이익이 되기 어렵다는 것.
하이얼사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한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에어컨은 고객들이 에너지 효율을 가장 많이 따지는 품목”이라며 “하이얼 제품의 경우 국내회사 제품보다 전력이 20∼30퍼센트 정도 많이 소모돼 제품가가 싸다 하더라도 길게 보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중국산 가전제품의 경우 기술력이 부족한데다 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기준만 넘기고 있는 형편”이라며 “에너지 효율 등급을 올리려면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 비용이 많이 들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이얼 에어컨은 가격도 그다지 저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서 판매하는 6평형 LG에어컨(LS-C061S3)의 경우 41만4400원으로 43만8000원인 하이얼 6평형보다 오히려 저렴하다. 10평형 삼성에어컨(AS-G1011)의 경우도 60만원으로 55만8000원인 하이얼 10평형과 큰 차이가 없다.
이처럼 하이얼사 제품의 메리트가 적다보니 초기판매도 부진한 편이다. 28일 현재 하이얼 에어컨은 테크노마트에서 100여대 정도 판매됐고 롯데마트에선 60여대가 팔렸으나 CJ몰과 우리닷컴, G마켓의 경우엔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품의 경우 하이마트에서만 하루 1000여대가 팔리는 것과 비교하면 퍽 대조적이다.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는 “하이얼 에어컨이 국내가전제품에 비해 15%정도 저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이 정도 가격차로는 메리트가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국내가전을 택하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전자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 소비자의 경우 국내가전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높기때문에 하이얼제품이 국내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능이나 가격 측면에서 확실한 우위가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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