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투자증권 매각이 마무리됨에 따라 증권·투신업계가 본격적인 무한 경쟁체제 시대를 맞게됐다. 특히 그동안 시장 불안요인이었던 투신사들의 부실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앞으로 업계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인수 합병(M&A)을 거쳐 대형사와 틈새를 공략하는 소형사로 양분될 전망된다.
◇투신권 구조조정 일단락=이번 대투 매각을 끝으로 수년 동안 증시와 정부에 골칫거리였던 현대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3대 투신사가 모두 새로운 길을 찾았다. 이들은 과거 국내 자본시장을 이끌어 왔으나 지난 1989년 12·12 주식 매입 조치와 1999년 대우채 손실이라는 카운터펀치를 맞으며 ‘부실 덩어리’로 전락하는 신세를 맞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0년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한편, 운용사를 분리시키고 종합증권사로 전환시켰으며 회사측은 부실자산 상각, 자구 노력 등을 진행해 왔다.
이후 현투증권은 AIG가 인수를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난해 2월 푸르덴셜에 매각됐고 한투증권도 지난 3월 동원금융지주에 넘어갔다.
대투 역시 지난 2003년 정부가 매각 계획을 발표한 뒤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PCA가 포기하는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결국 하나은행을 새주인으로 맞았다.
◇대투 반응은 긍정적=한투증권 직원과는 달리 대투증권 임직원들은 이번 매각을 앞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투증권은 이날 매각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그동안 부실 이미지를 벗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해 대형 기관투자가로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투증권 유연모 종합기획부장은 “하나은행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제는 전임직원이 힘을 합쳐 옛 지위를 되찾는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사와 소형사 양분, 무한 경쟁제체=대투가 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영업에 뛰어들면 증권 및 투신업계는 치열한 생존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대형사들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접전을 벌이는 틈새 속에서 소형사들은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거나 차별화 전략 방식을 선택해 생존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업계 상위업체들의 수탁고는 대투운용+하나알리운용(25조8787억원), 한투운용+동원투신(23조824억원), 삼성투신(21조394억원), KB자산운용(15조6264억원), 푸르덴셜(10조7908) 등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국내에 진입한 피델리티 등 대형 외국계 회사들도 세계적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국내 시장을 계속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협회 윤태순 회장은 “지루하게 끌어온 투신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것을 계기로 업계가 모두 새로운 자세로 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경쟁이 심화되면 운용 투명성이 강화되고 리스크 관리, 상품 개발 능력 등이 커지면서 고객들의 신뢰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shs@fnnews.com 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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