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시장의 예상대로 부진한 1·4분기 경영성적표를 공개했다. 환율 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쳤다.
기아차는 지난 1·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3조9388억원, 영업이익 159억원, 순이익 1929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분기보다 매출액은 14.4%, 영업이익은 무려 85.2%가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12.2% 증가했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6.7%와 6.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9.3%가 줄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원화 환율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2.6% 떨어졌고 코일가격(32%) 등 원자재값 상승으로 매출원가(86.5%)가 10% 가까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며 “지분법평가이익 등 영업외수익 증가와 법인세 비용 감소에 힘입어 순이익은 그나마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37.4%가 늘어났고 수출 판매단가(1만2400달러) 역시 6.0%가 올랐으나 환율 변동에 따른 타격(3602억원)을 감당해내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으로 원화표시 평균판매가격(ASP)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부진에서 쉽게 빠져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박영호 애널리스트는 “환율 때문에 3·4분기까지는 수익성 측면에서 압박을 심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4·4분기 이후에나 모멘텀이 살아날 것”이라며 “주가 역시 당분간은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아차의 주가는 외국인들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일보다 5.36% 하락한 1만2350원에 장을 마감해 사흘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기아차가 1만2000원대로 후퇴한 것은 지난 2월 말 이후 3개월만이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