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시장의 올해 기상도는 ‘여전히 흐림’일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 경기는 휴대폰, 반도체 등 대표 업종의 수출성장세 하락, 내수시장 성장률 감소, 핵심 통신서비스 부재 등 ‘3중고’가 겹치면서 침체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 산업 수출 성장률은 올해 전년대비 20%포인트 하락한 10%대에 머물 전망이다. 또 IT 관련 내수시장 성장률도 지난해에 비해 6%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무선 통신서비스도 제자리 걸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일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상용화됐지만 이 서비스가 콘텐츠·장비 등 전체 IT 시장을 견인해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핵심 통신서비스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휴대폰 시장도 전년대비 12.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30%나 줄었다.
골드만삭스는 2일 2·4분기 휴대폰 단말기 내수시장 규모가 전분기에 비해 10%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가입자 수가 포화 상태에 근접했고 번호이동성 실시 이후 이동통신업체들의 판촉활동이 둔화되고 있으며 신학기 종료에 따른 영향도 받을 것”이라고 시장 축소 전망의 배경을 설명했다.
PC 시장은 지난 2000년 384만대 판매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세를 보여 올해는 347만대에 머물 전망이다.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도 지난해 대비 1.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노트북PC, 게임은 다른 IT 업종과 달리 소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데스크톱 PC 수요 감소 및 신작게임 출시 등에 의한 것이고 IT 경기와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KT 경영연구소 이인호 상무는 “현재 통신서비스 시장을 포함한 IT 시장이 뚜렷하게 나아지는 기미는 없다”며 “올해 통신서비스가 견인차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가운데 전체 IT 경기 회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 디지털경제연구원 박태영 부장은 “IT가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휴대인터넷, DMB 등 신규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관련 단말기가 팔려야 한다”며 “그러나 사업자 입장에서는 현재를 소강 상태로 본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정보통신연구실 한수용 상무도 “위성 DMB 등 신규 서비스가 나오고 있지만 초기 시장이라는 점에서 경기를 활성화하는데 별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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