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정일씨(47)의 그림을 보면 ‘행복’이 떠 오른다. 그 행복은 상투적인 행복이 아닌 유토피아적 행복이다. 행복이 깔린 그의 작품은 따스함과 평화가 스며 있다. 편안한 안식의 공간에 가득찬 가족의 사랑과 희망이 묻어 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인사갤러리(서울 인사동)의 기획초대전으로 4일부터 열리는 작가의 작품전에는 100∼200호 대작 10점 등 60여점이 출품된다. 인사갤러리가 한 작가작품으로만 전관(3층,지하층) 통째로 전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는 동화적 분위기가 물씬한 몽환적 색채로, 스스로의 감수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다.특유의 형상과 색조의 울림은 물상과 영혼과의 대화를 부드럽고 조용하게 담아 낸다.
전시는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소재로 한 아름다운 사랑을 담은 작품들, 작가가 최근 새로 추구해 온 우리의 전통 책거리 그림,민화적 소재의 차용 등을 통한 한국적 형질을 반영하는 작업을 동시에 보여준다.
작가는 화폭에 많은 오브제를 등장시킨다. 모두 일상의 평범한 사물들이다.그것들은 서로 조화하면서 감미로운 음악으로 하모니를 이룬다. 환타지성 표현은 마치 색을 연주하듯 순정적 행복을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홍익대를 나와 독일서 공부하고 20여차례의 개인전과 70여차례 그룹전을 통해 작품세계를 발표해 왔으며,프랑서 파리에서 5년간 작품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 경인교육대학 미술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전시는 16일까지. (02)735-2655.
/장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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