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금융기관이 저마다 ‘전문은행’을 표방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이는 대형화�^겸업화의 흐름속에 격화되고 있는 금융대전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고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올해 총수신 규모를 108조원으로 설정한 농협중앙회는 이달 증권사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상반기 중 인수작업을 마무리 지으면서 ‘종합금융 그룹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15일 “농민조합원을 대상으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지향점’을 설명했다.
전국에 4020개 금융점포를 두고 있는 농협 상호금융(제2금융권)은 ‘지역종합생활 금융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 아래 리스크관리의 고삐를 죄는 등 경쟁력 강화에 부심하고 있다. 사업규모가 올해 220조원대로 올라설 전망인 농협상호금융은 건전성 및 수익성 강화를 제1의 목표로 정한 상태다.
수협은행은 항만건설 및 해운선사 금융지원 등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정하고 올들어 해양투자금융부를 신설했다. ‘일류해양수산 전문은행’이란 비전 아래 2010년까지 해양금융부문 자산을 2조원 규모로 키우는 게 뼈대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선박투자회사의 금융지원 및 정부 사회간접자본(SOC)사업과 부동산사업 분야에서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자산규모는 21조7500억원으로 제2금융권인 신협도 470만명의 조합원을 보듬는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협중앙회 유용선 금융지원팀장은 “지역밀착형 경영은 신협 초창기부터의 기조이나 올해는 더욱 더 조합원을 철저히 관리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신협 단위조합의 경우 수년 동안의 강도높은 구조조정 결과, 지난해 1개 지방은행과 버금가는 1600억원의 이익을 거둔만큼 앞으로도 재무건전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서는 이에 대해 은행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추가 구조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며 상호금융기관의 경우 보수적 자산운용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기하고 있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기관의 경우 연체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내수부진과 경기 양극화로 주고객의 신용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자산건전성을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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