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지방이전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전문가들도 이전의 득실을 열심히 저울질 하고 있다.이전 찬성론자들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낙후 지역의 경제활성화와 이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을 이득으로 내세우고 있다.반면 공공기관 이전이 충분한 논의나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실효성를 거두기 어렵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국토연구원 김태환 박사는 “공공기관과 연관기업들이 옮기면 지방에 대한 투자가 늘고 고용이 창출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공공기관 관련 업종의 성장을 촉진하고 기술도 발전시킬수 있을 것”이라며 찬성의견을 냈다.반면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최동민 정책실장은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를 연결시킨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역 민간기업, 대학 등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지자체를 찾기가 어려워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며 반대했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한국전력을 방사능폐기물처리장 유치와 연계시키려는 정치적인 논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방폐장 을 유치하는 지역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가게 돼 있는데 한전까지 몰아줄 경우 다른 지자체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는 논리다.‘한전-방폐장’ 연계 논의는 당초 정부 방침에도 어긋날 뿐더러 다른 지자체의 반발을 사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마저 잃을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공공기관 이전문제가 첨예한 갈등 양상으로 번지자 정부는 이달말 예정된 최종안 발표를 다시 다음달로 연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지자체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김태환 국토연구원 박사=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경제 발전과 자생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수도권 과밀화는 땅값과 임대료를 높이고 교통 혼잡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낳아 수도권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수도권 지역의 과밀과 혼잡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수도권의 토지자원이나 노동시장에 대한 제한을 줄이고, 부족한 주택과 여러 인프라 공급 압력을 푸는 데 도움을 줘 더 쾌적한 수도권을 만들어 줄 것이다.
또 공공기관 이전은 낙후된 지방경제를 활성화해 지역균형발전도 이룰 수 있게 할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이 해당 지역에 직간접으로 경제 이윤을 널리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기술발전에도 기여한다. 공공기관이 기획·연구와 같은 지식기반과 정보집약과 관련한 업무를 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기관 이전으로 공공기관 업무와 연관된 전문 서비스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지역 내 지식기반 클러스터을 만드는 기초를 이룰 수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민간기업이 함께 이전하면서 이들의 더 많은 지방 투자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해당지역에서의 고용이 늘어나게 된다.2000년 현재 수도권 인구집중도는 46.3%지만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수도권 집중도는 56.8%다.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고학력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줄이고 지방대 졸업자의 취업기회를 늘리는 효과를 낼 것이다.
▲이민원 광주대 경영학부 교수= 공공기관 이전의 가장 큰 효과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이다.공공기관을 이전하면 국토전체의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수도권이라는 울창한 숲안에 있는 나무들은 지금 자랄 수가 없다. 그대로 두면 나무들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공공기관 이전은 울창한 수도권의 나무를 몇 개 뽑아다가 지방의 민둥산으로 옮겨심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가면 수많은 관련 기업들이 지방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다. 서류상으로 계산되지 않은 유형,무형자산이 지방으로 올 수 있다. 침체돼 있는 지방 경제의 물꼬를 터줄 수 있다.
지방은 수도권처럼 사회간접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데 공공기관이 옮겨오게 되면 많은 사회간접시설들이 건설될 것이다. 그것들이 해당지역 기업에게 경쟁력을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된다.
/ hjkim@fnnews.com 김홍재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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