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고객 動線 바꾸니 돈되네”…백화점·마트등 오솔길등 공간 차별화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10 13:08

수정 2014.11.07 17:44



‘동선(動線)을 달리하면 돈이 보인다.’

고객의 쇼핑동선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점포 ‘쇼핑동선’ 재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객의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차별화된 쇼핑동선으로 재방문을 높이고 체류시간을 늘려 매출을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경기 부천 GS스퀘어는 지난해 리뉴얼을 하면서 백화점 전체의 75%를 로드숍 형태의 몰로 탈바꿈시키는 새로운 동선을 선보인 후 고객 방문은 20%, 실제 매출은 1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과는 확 달라진 시원한 공간과 넉넉한 쇼핑동선을 확보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이 매출 증대에 주효했던 것.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 본점 가정용품 매장 ‘아르드메종’도 기존 동선을 오솔길 동선으로 바꿔 성공했다. 마치 시골 돌담길이 연상되는 오솔길을 걷다가 식기·침구·가전매장이 나뉘는 길을 만나도록 해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번지면서 이 길을 걷기 위해 일부러 매장을 찾는 고객까지 생겨났다.

백화점측은 당장 수익과 연계되지 않더라도 새로운 쇼핑동선에 대한 고객 반응이 좋아 동선 차별화를 통한 쇼핑공간 연출을 지속적으로 확대 진행할 계획이다.

동대문 소재 대형 쇼핑몰인 패션TV는 ‘우뇌자극’ 쇼핑동선을 채택해 주목받고 있다.
‘좌측신경과 연결된 우뇌의 감성을 자극하면 고객들의 적극적인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미국의 소비자 마케팅·심리학 전문가인 파멜라 댄지거의 ‘우뇌자극 소비심리’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패션TV는 에스컬레이터 우측에 파우더 룸 등을 설치해 고객이 자연스럽게 좌측에 있는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도록 했으며 매장 레이아웃뿐 아니라 영업시간 중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등 멜로디에 강한 우뇌를 자극하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개발 적용할 방침이다.

오는 8월 오픈예정인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동선도 관심거리. 기존 점포와는 다른 차별화된 동선이 선보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측도 그 실체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사실 고객 동선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백화점들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린 후 반대편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한 ‘강제동선’을 폐지한 것도 자연스런 고객동선을 무시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다수 유통업체들은 공사의 어려움이나 영업지장 등을 이유로 동선변화보다는 매장 재배치나 상품 재구성으로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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