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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박사의 S-다이어리-냄새와 섹스]적당한 체취는 사랑의 매개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0 13:10

수정 2014.11.07 17:36



코는 인체 부위 중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이다. 또한 냄새는 후각이라는 감각 채널을 일깨워 인체로 하여금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강한 자극제다. 그래서 냄새와 후각 채널은 성적 자극을 상승시킬 수도 있으며 반대로 감정을 억누르기도 한다.

역사적으로도 냄새와 섹스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나폴레옹은 조세핀과 사랑을 나누러 갈 때 그녀에게 몸을 씻지 말고 기다려 달라는 요구를 하였다고 한다. 나폴레옹은 조세핀의 특이하고 독특한 냄새를 즐겼던 것이다.

인간의 몸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신진대사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찌꺼기가 생기게 되고 이것은 분비액이나 배설물로 되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 배설물은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으나 때로는 적당히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성기에서 냄새가 나면 두말할 나위도 없이 성적 흥분은 한순간에 사라져 성생활에 방해가 된다. 여기에서 카마수트라의 인도 귀족 여성들이 음부의 냄새를 처리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향기를 이용하였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반대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 성적 자극을 불러일으켜 섹스에 이로운 체취가 있다. 바로 페로몬(pheromone)이라는 것이다. 페로몬은 한 개체에서 분비하거나 방출하여 이성(異性)에게 어떤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물질로서 성적으로 흥분을 일으키는 것은 성페로몬이라고 한다.

최근에 들어와 인간에게도 페로몬에 해당되는 물질이 있다고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일본과 독일에서 겨드랑이의 분비액과 호르몬에 접한 여성들은 호르몬의 변화와 함께 성적 자극을 더 느낀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인간의 페로몬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안드로스텐이라는 물질을 비롯한 성호르몬들이다. 이들은 땀과 소변, 겨드랑이 등에서 발견되며 냄새를 맡은 사람의 몸과 마음에 미세한 변화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인간의 몸에서 나오는 페로몬으로 인하여 상대방이 좀더 성적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나 지하철에서 자신도 모르게 어떤 상대에게 호감이 가며 매우 끌리는 느낌을 받는 게 바로 이런 경우이다.

인간의 냄새는 사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조금 끈적거릴 수는 있지만 적당히 씻지 않고 상대방 페로몬의 체취를 느끼면서 관계를 맺어보는 것은 어떨까.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흥분으로 일상적인 기분을 탈피하게 되어 아주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포르테 클리닉 대표 원장 (youngkim2004@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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