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주택 뿐만 아니라 토지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때도 세대별로 합산과세하기로 했다. 당정은 투기적 목적으로 소유한 1가구 2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9∼36%에서 60%로 올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투기가 심한 지역의 토지에 대해서는 양도세율을 최고 60%로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주택과 토지에 대한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시세 차익을 세금으로 몰수하겠다는 뜻으로 많은 부작용이 예상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 방침이 현실화될 경우 실수요 목적인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2주택 소유자들이 어느 지역에 집 두채를 갖고 있는지 낱낱이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개개인의 주택 소유 목적을 정확하게 짚어내기는 말처럼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서울 강남권 등 인기지역을 제외한 곳의 매물만 불러와 정작 강남의 집값은 잡지 못하고 비인기지역의 가격만 폭락시킬 우려도 적지 않다. 2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한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방침이 나온 지난 ‘5?4대책’ 이후에도 강남의 집값은 계속 올랐으나 서울 강북과 수도권 변두리의 집값이 떨어진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토지에 대한 양도세율이 60%가 되면 주민세를 포함한 세율은 66%에 이르고 투기지역의 탄력세율 15%까지 추가될 경우 세율이 82.5%에 달하게 된다. 토지매각 이익의 대부분을 환수당하게 되는 셈인데 토지 소유주들이 세금 상승분을 땅값에 얹을 경우 가격이 더 크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토지는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구분하는 것이 주택보다 더 어려운 측면이 있고 거래도 뜸한 만큼 실거래가를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실효성도 떨어진다.
이번 방안이 건설사와 시행사 등의 부담을 늘려 토지의 원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건설경기 침체와 신규사업 위축을 불러와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집은 한 가구당 한 채씩만 가지라’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인 이번 대책이 장기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오히려 집값을 폭등시키지 않도록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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