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하이얼 유통망 강화…내년 한국서 오프라인매장 30곳 오픈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9.22 13:42

수정 2014.11.07 13:52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이 그동안 주력해 온 온라인 유통에서 벗어나 대리점 모집에 나서는 등 오프라인 매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이얼은 내년초 대리점을 본격 오픈키로 하고 이를 관리할 지사 형태의 특판점을 지난 13일부터 모집중이다. 하이얼은 전국적으로 25∼30개 정도의 지사를 모집한 후 내년 초 대리점을 열 계획이다.

하이얼코리아 시장개발부 배성호 이사는 “현재 15건 정도의 지사 문의가 들어와 선정작업 중”이라며 “지사모집이 완료되면 대리점 모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배성호 이사는 “예전에 삼성이나 LG가 전자레인지를 팔기 위해 주부들을 불러모아 요리강습을 하는 등 방문판매에 주력했던 것처럼 하이얼도 방문판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리점을 운영하게 되면 제품 아이템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현재 하이얼은 자사 제품중 와인셀러, 소형 냉장고 및 세탁기,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일부만 판매하고 있다. 배성호 이사는 “하이얼은 원래 종합가전회사로 아이템이 다양하기 때문에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그에 맞는 아이템을 구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가전업체와 시장뺏기 싸움 예고

이에 따라 국내 가전업체들과의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하이얼은 주로 우리홈쇼핑, 롯데닷컴, CJ몰, GSe샵, 인터파크 등 온라인을 통해 판매해 왔다.

이는 국내 가전유통시장의 거물인 삼성, LG의 영향력 때문에 하이얼이 유통망을 넓히는데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 하이얼은 아직도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와 전자전문점인 하이마트, 전자랜드에는 입점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오프라인 시장 진출로 업계에서는 하이얼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이얼이 아직은 국내 가전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한 전자유통 관계자는 “국내산 가전의 경우 프리미엄급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서민들이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저소득층이 늘고 있기 때문에 하이얼 같은 저가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대리점은 사라지는 추세’ 부정적 의견도

그러나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찮다. 전자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얼이 유통망 확대에 어려움을 겪자 대리점 운영이라는 승부수를 내놓은 것 같다”며 “그러나 현재 삼성, LG 등의 대리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 하이얼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전자전문점이 등장하고 할인점이 대폭 늘면서 대리점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라는 것.

한편, 하이얼은 지난 7월부터 한달 간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예약판매된 LCD TV가 600여대 이상 팔리는 등 성공을 거둠에 따라 이달부터 2차 판매에 들어갔다.

배성호 이사는 “예약판매가 끝난 후 가격이 인상됐는데도 400여대가 추가로 팔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LCD TV 판매를 위해 홈쇼핑측과 세부사항을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하이얼의 에어컨 판매를 맡았던 우리홈쇼핑은 지난 6월과 7월 두차례의 방송을 통해 한시간만에 1000여대를 판매하는 등 성공을 거둔 바 있다.

/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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