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넘게 계속돼온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릴지 주목되는 가운데 금리 변동에 대비한 시중은행들의 예금 및 대출 신상품 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부동산담보 대출의 제한으로 우량고객에 대한 개인신용 대출에 눈길을 돌리는 한편, 기발한 아이디어를 살린 틈새대출 상품도 잇따라 내놓아 급변하고 있는 하반기 영업환경을 웅변하고 있다.
◇고금리 추세 반영 신상품 봇물=기업은행은 22일 금리가 올라도 금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금리 안심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금리가 대출시점보다 오를 경우 상승분을 이자에서 감면해 주고 금리가 내리면 이를 대출금리에 그대로 적용하도록 설계됐다.
예컨대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이 대출 당시 3.70%에서 0.50%포인트 상승해 4.20%가 되더라도 대출 이자는 돈을 빌릴 당시 금리 수준으로 이자를 내면 된다. 반면 금리가 예상과 달리 3.70%에서 3.20%로 하락하면 이에 따른 대출 이자 역시 줄어들게 된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 리스크 헤지 비용만큼 대출금리를 줄여 주기 때문에 금리 민감도가 높은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상당한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한은행은 21일 여자 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 결정전 우승 기념으로 일반 예금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인 금리 사은행사에 들어갔다. 1년제 파워맞춤 정기예금은 4.5%, 신한 ACE채권 2년제는 4.8%, 신한 ACE채권 3년제는 5.0%다.
우리은행은 최근 자산규모 5억원 이하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최저 연 6.06%의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소호기업 전용 대출상품 ‘소호 점프론’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감안,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틈새 겨냥 아이디어 대출도=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23일부터 해외 유학·연수생을 위한 ‘유학연수생 대출’을 판매한다. 금융지원과 유학서비스가 패키지로 결합된 대출이다. 최근 오랜 경기침체에 따른 장기 고용불안으로 늘고 있는 해외유학 및 연수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금리와 환전수수료를 우대하고 민병철 어학원으로부터 유학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신용대출 또는 담보대출 중 선택 가능하며 대출 금리는 일반대출에 비해 최고 0.5%포인트 우대받을 수 있다.
수협은행은 최근 금융권 최초로 어린이집 전용 대출 상품인 ‘파랑새 둥지대출’을 내놓았다. ‘교회대출’로 틈새시장 공략에 한 발짝 앞서나간 수협이 다시 내놓은 야심작이다. 이 대출은 보육 영유아를 39명 이상 둔 민간보육시설을 3년 이상 운영중인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운영자금, 부채상환자금, 건축자금, 구입자금, 증·개축 자금을 빌려준다. 대출조건은 CD에 연동하는 기준금리에 2.0%포인트 이상, 시설자금은 2.5%포인트 이상 가산한 대출 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윤태웅 부실장은 “하반기에는 어쩔 수 없이 금리인상과 관련된 변동형 상품의 출시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영업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