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주민투표 무엇을 남겼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13 13:53

수정 2014.11.07 12:17



지난 19년간 표류하던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부지가 지난 2일 주민투표를 통해 경주로 최종 결정됐다. 선거 다음날 정부와 다수 언론은 일제히 방폐장 부지 선정과정이 지역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민주주의 모범사례로 그 결과에 조건 없이 승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방폐장 부지로 선정된 경주 지역 대다수 주민들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지원금 약속에 들뜬 모습을 보였다.

이번 방폐장 주민투표는 국책사업을 국민의 뜻으로 결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선거과정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걸리고 근거 없는 소문이 난무했다. 유치를 반대하는 사람에겐 협박 등이 이어졌다. 특히 가장 공정하게 치러졌어야 할 주민투표가 부정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KBS 2TV 시사프로그램 ‘추적60분’은 오는 16일 오후 11시5분에 국책사업 후보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점과 대책을 진단하는 ‘경주와 군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편을 방영한다. 과연 지난 2일 경주와 군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생생한 현장 화면을 통해 주민투표가 남긴 문제점들을 짚어본다.

이번 방폐장 주민투표는 지역감정 문제에 지방자치 단체장까지 가세하면서 시종일관 과열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부정투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단서들까지 발견되고 있다. 지난 2일 새벽 한 아파트에서 방폐장 반대단체를 음해하는 괴문서가 발견된 것.

방폐장 주민투표 이후 탈락지역에선 심각한 후유증이 차츰 나타나기 시작했다. 방폐장 선정에서 탈락한 군산에선 방폐장 반대단체에 대한 욕설과 폭행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정부, 언론, 지방자치단체는 결과에만 관심을 보였을 뿐 다른 부작용들은 외면한 채 이번 주민투표가 국책사업 결정에 좋은 선례가 됐다고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방폐장 주민투표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앞으로의 대책을 알아본다.


/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사진설명=지게차로 이송되는 방사성 폐기물. KBS 2TV는 16일 방송되는 '추적 60분'에서 국책사업 후보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점과 대책을 진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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