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는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게 마련이다. 올해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해 6승을 올리며 완벽하게 부활한 타이거 우즈(29·미국)는 지난 7월 시알리스웨스턴오픈부터 짧은 퍼트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자신의 홈페이지와 골프다이제스트 최신호를 통해 밝혔다.
그저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게 아니라 연습 방법도 조금 독특하다. 먼저 그린에서 홀까지 약 90㎝ 되는 평탄한 지점을 찾는다. 여기에 퍼터 헤드보다 약간 더 폭이 넓게 티펙을 지면에 꽂는다. 이후 6개의 볼을 놓고 오직 오른손으로만 열두번 퍼팅을 한다. 그리고 나서 양손으로 여섯번 퍼팅을 한다.
이런 식으로 100번을 반복한다. 만약 한번이라도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우즈는 “라운드 전후로 이 연습을 했는데 짧은 퍼트에 상다한 도움을 주었다”며 “점차 1.2m 지점까지 거리를 늘렸다”고 밝혔다. 우즈는 또 “계속 이런 식으로 연습을 했고 나중에는 4000번의 퍼트 중 5개 정도만 실패할 정도로 결과가 좋았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우즈의 말대로라면 1�V 이내의 짧은 퍼트 실패 확률이 불과 0.125%로 그만큼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다.
여자 골프계를 지배하고 있는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35·스웨덴)도 독특한 연습 방법을 가지고 있다. 일단 연습 장면을 거의 목격할 수 없다. 시합 때는 티오프 전 30분 정도 몸을 풀 뿐이다.
대회 때는 호텔이 연습장으로 변한다. 호텔 근처 잔디밭이다. 이곳에서 주로 어프로치샷 연습을 하는데 캐디가 앞에 서서 글로브를 낀 채 소렌스탐의 공을 받아준다. 엄밀히 말하면 받아주는 게 아니라 글로브를 겨냥해 소렌스탐이 공을 보내는 것이다.
소렌스탐은 가끔 주위가 깜깜한 밤에 홀로 연습을 하곤 한다. 캐디가 옆에서 조그마한 손전등으로 볼만을 비춘 상태에서 샷을 날린다. 집중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소렌스탐은 대학 시절에는 반대로 볼을 떨굴 낙하지점만을 라이트로 비춘 채 그곳을 목표로 샷을 날렸다. 균형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피트니스 볼 위에서 스윙 연습을 한다.
연습 하면 비제이 싱(42·피지)을 빼놓을 수 없다. 올시즌 우즈에게 밀렸지만 4승을 거두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 싱은 지나치게 인사이드 아웃으로 흐르는 스윙을 교정하기 위해 물병을 주로 이용한다. 볼 바깥쪽에 물병을 놓고 이를 건드리지 않도록 샷을 하는 것이다. 특징적인 것은 이때 사용되는 물병이 항상 스포츠 이온음료로 유명한 ‘게토레이’라는 점이다.
싱은 또 끝에 네모난 쇠판을 붙인 클럽 모양의 쇠봉을 휘두르거나 스탠스에 봉을 놓고 방향성을 체크하곤 한다.
그밖에도 일본의 ‘아이짱’ 미야자토 아이(19)는 쿠션이 있는 고무팩 위에서 스윙 연습을 하며 애덤 스콧(25·호주)은 우즈와 비슷하게 티펙을 이용해 퍼트 연습을 한다.
/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사진설명=피트니스 볼 위에서 스윙 균형감각을 익히고 있는 안니카 소렌스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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