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지난 3월 선보인 ‘농촌사랑예금’은 9월 기준으로 판매액 15조원을 돌파했다. 가입고객이 34만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농협중앙회 수신부 강광일 상품개발팀장(49·사진 왼쪽)과 금융기획실 정장희 복합상품개발팀장(46)은 농촌사랑예금을 포함한 농협의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주역들이다.
“공익상품인 농촌사랑예금은 도농상생을 구현하자는 취지를 갖고 개발했습니다. 농촌 출신이 아니거나 농업·농촌 관련 기관 및 기업에 몸담고 있지 않은 이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을 쏟을 기회를 제공하자는 뜻이지요.”
이 예금은 가입액의 0.1%를 농협 부담으로 출연해 농촌지원기금으로 활용하는데 100억원가량 출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십시일반의 정성이 농업·농촌에 거액을 모아준 셈이다.
강팀장과 정팀장이 머리를 맞댄 상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달 초에 내놓은 ‘2014 Winter Sports 예금’은 국가적 관심사인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아이디어를 짠 결과물이다. 역시 예금액의 0.1%를 동계올림픽 유치후원기금으로 출연한다. 현재 3600억원이 판매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조원을 판매해 1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는 게 목표다. 이 과정에서 국가 사업에 힘을 보태는 민족은행으로서 농협의 이미지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공익상품 외에 지난해 출시해 올 10월 만기가 된 닛케이연동지수예금의 수익률도 12.87%로 결정됐다. 시장금리를 비교하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상품개발은 판매 목표로 설정한 고객 요구와 금융상품 판매 동향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가능합니다.”(강팀장), “금리는 물론 가격결정과정에서 법규, 제도, 규정 등을 꼼꼼히 점검하죠.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상품은 하나의 ‘생명체’란 생각이 들더군요.”(정팀장)
그래서인지 상품을 출시하고 나면 꼭 ‘옥동자’를 낳은 것 같다고. 반응이 좋으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지만 괜찮을 것 같은 상품이 외면받을 땐 서운함을 감출 수 없단다.
상품설계에 임할 때 두 사람은 농업·농촌의 현실과 특수은행인 농협의 위상을 감안해 일반 시중 은행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분야까지 두루 고민한다고 말했다.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이 가동됨에 따라 목표 고객을 보다 정확히 선정할 수 있게 됐어요. 이에 맞춰 기존 상품의 강점만을 반영한 여?수신 상품이나 새로운 파생금융상품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을 겁니다.” 두 사람은 외환위기 때 자기계발을 위해 새벽 어학원에 나갔다가 얼굴을 익힌 후 지금은 막역하게 지낸다고 환하게 웃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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