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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단지 임대아파트’로 골머리…개발이익환수제 시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22 14:17

수정 2014.11.07 00:25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된 재건축단지 임대아파트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준공 후 임대아파트를 사들여야 할 책임이 있는 건설교통부나 지자체가 서로 매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각 지자체와 재건축조합 등에 따르면 서울, 경기 수원·광명·성남 등 수도권 지역 재건축단지 가운데 임대아파트 건립을 확정한 곳만 수십여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단지마다 임대아파트 봇물

개발이익환수제가 지난해 5월19일부터 본격 시행됨에 따라 오는 5월18일까지 사업시행 인가를 받지 못한 재건축단지는 늘어나는 면적의 25%를 임대아파트로 지어야 한다.

또 이날까지 사업시행 인가를 통과했지만 관리처분 인가를 받지 못한 곳은 증가면적의 10%, 역시 관리처분 인가가 났지만 분양승인을 받지 못한 곳은 늘어나는 면적의 10% 이내에서 잔여 일반분양 아파트를 임대로 각각 할당해야 한다.


서울 서초구의 경우 지난해 10월21일에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반포주공2단지를 비롯해 반포주공3단지, 서초동 삼호2차 등이 각각 늘어나는 면적의 10%를 임대아파트로 지어야 한다. 또 지난해 12월30일 사업시행 인가가 난 반포동 우성의 경우는 ‘25%’를 적용, 임대아파트가 더 들어선다.

경기 수원시에서도 임대아파트 건립이 확정된 곳은 7개 단지에 이른다.

권선동 권선주공2차의 경우 24평형 103가구가 임대아파트로 배정되며 올해 분양 예정인 천천동 주공아파트도 25평형 210가구가 임대아파트로 계획돼 있다. 이외에 권선동 주공1, 3차가 25평형 194가구, 인계동 주공이 25평형 132가구를 각각 임대아파트로 지을 예정이다.

안양시에서도 종 상향의 혜택을 받지 못한 석수동 동삼아파트와 백조아파트가 늘어나는 면적의 15%를,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으로 상향된 박달동 연합재건축은 25%의 비율을 각각 적용해야 한다.

이외에 광명시 철산동 주공2차가 24평형 127가구의 임대아파트 건립을 확정한 것을 비롯해 인근의 주공3차, 하안본동1, 2차도 10%의 임대아파트를 지어야 한다.

■임대아파트 매입 등 처리문제 놓고 고심

그러나 재건축단지들마다 임대아파트 건립계획을 속속 확정, 실행에 들어가고 있지만 정작 이들 임대아파트를 매입해야 할 주체들은 예산이 없어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거나 매입을 서로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청 주택과 관계자는 “일부 자치시에서 재건축 임대아파트 매입에 대한 요청이 들어와 검토를 한 결과 도에서는 수십억∼수백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한정된 인력으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 건교부에 인수를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건교부에서 온 답변은 ‘아파트 준공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인력과 예산 확보방안을 마련해보라’는 내용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경우는 현재 이들 임대아파트 매입 기준을 24평형 70%, 32평형 30%로 각각 할당해 진행할 계획이고 관련 업무는 산하 SH공사에서 맡아 진행케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주택국 주택관리팀 관계자는 “32평형을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가 있을 경우 소형을 우선적으로 할당해 매입한다는 방침”이라며 “관련법에 따라 매입가격이나 기준 등을 결정했을 뿐 사업비 책정 등은 아직 시기상조이며 내년께 사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SH공사에서 저소득층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다가구 매입 임대사업도 적자폭이 만만치 않아 재건축 임대아파트 매입, 관리, 임대 등이 잘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건교부 주거환경팀 관계자는 “1차적으로 해당 지자체가 재건축 임대아파트의 매입과 관리 등을 해야 하는 만큼 적극 유도할 예정”이라며 “그래도 지자체가 매입을 꺼리면 건교부와 대한주택공사가 대신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초 재건축 임대아파트 매입시 가격 산정 기준으로 세웠던 ‘공공건설 임대주택 표준건축비’ 외에 설계비나 제반비용 등도 매입비에 함께 포함해야 한다는 재건축조합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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