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류 ‘불의 의식’ 엿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31 14:19

수정 2014.11.07 00:17



현대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중국에선 1년에 한번씩 한 마을 사람들이 모두 벌거벗은 채 온 몸을 원색으로 물들이는 광적인 의식이 열린다.

바로 중국 윈난성의 ‘아시’ 사람들이 벌이는 불의 의식이다. 이들은 매년 음력 2월이면 불을 처음 발견했던 그들의 조상을 기리는 아주 특별한 행사를 벌인다.

‘새 불을 만든다’는 의미의 제화절로 불리는 이 의식에서 아시 사람들은 옷을 모두 벗은 나체 상태로 원시 인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 의식은 수없이 많은 왕조가 바뀌고 시대의 격변을 겪으면서도 이어온 그들만의 퍼포먼스가 됐다.


‘KBS 스페셜’은 ‘불의 시원’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을 극대화 시켜주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오는 4일 오후 8시에 방영한다. ‘불의 시원’은 한국방송위원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수상작이다.

불을 사용하기 전 인류의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리고 불을 다룰 줄 알게 되면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중국 원난성의 소수민족들은 숲속에서 비밀 제사를 지낸 후 나무를 비벼서 새로운 불씨를 만들어 내며, 불을 얻은 기쁨을 춤과 노래로 표현한다.

의식 과정에서 극도로 흥분한 사람들은 엑스타시의 경지에 이른다. 또 불을 타넘으면서 악귀를 내쫓는 엑소시즘 의식을 벌이기도 한다. 중국의 소수민족인 ‘아시’ 사람들의 제화절은 아마존이나 아프리카 오지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울러 ‘불의 시원’ 제작진은 세계문화유산인 베이징 원인의 ‘저우커우덴’ 유적도 취재했다. 저우커우덴 유적은 중국 정부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 채화 장소로 제안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곳이다. 이곳은 외부의 취재와 촬영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연출한 ㈜낙미디어의 박종우 PD는 그동안 ‘KBS 스페셜’에서 다수의 해외 탐사 프로그램을 방영해 호평받았다.


박PD는 동남아 고대 교역루트인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출발지를 촬영한 ‘티베트 소금계곡의 마지막 마방’, 중국과 베트남 국경지대의 계단식 농경마을을 다룬 ‘마지막 샹그릴라 아이라오산의 다랑논’을 제작한 바 있다.

/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사진설명='KBS 스페셜'은 불의 시원을 밝히는 프로그램을 오는 4일 방영한다.
중국의 한 소수민족이 원시적인 불의 의식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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