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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이젠 글로벌화-롯데백화점]러 심장부에 우뚝 설 ‘고급쇼핑문화’메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1 14:21

수정 2014.11.06 23:57



러시아의 심장 모스크바 크렘린궁앞 붉은 광장. 이곳에 북동쪽으로 길게 뻗은 건물이 올해로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러시아 최대 백화점 ‘굼’이다. 해마다 노동절,혁명기념일이 되면 붉은 현수막이 내걸리는 곳. 1만여평규모에 대부분의 매장은 임대방식. 매장은 80∼90%가 외국브랜드다.

붉은광장에서 볼쇼이극장쪽으로 걷다보면 고풍스런 분위기의 백화점 ‘춤’이 등장한다. 춤은 굼보다는 늦지만 그래도 올해로 개점 100주년을 맞는 러시아 명품백화점. 최근에는 한국식으로 매장을 대폭 개편,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했다. 붉은 광장에서 춤백화점으로 가다 마주치는 마네지광장 지하엔 현대적인 대형 쇼핑센터 ‘아호트니 라트’가 모스크비치카(모스크바 여성)를 유혹한다.
굼, 춤과 달리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쇼핑몰이다. 브랜드샵, 푸드코트, 인터넷카페 등이 들어서있다.

마네지 광장에서 왼편으로 곧장 5분정도만 걸으면 모스크바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있는 뉴 아르바트 거리다. 러시아로는 보기 드문 25층짜리 초고층 빌딩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곳. 바로 이곳에 롯데그룹의 모스크바 백화점이 올 연말 화려한 위용을 드러낸다. 롯데는 모스크바 시내에만 4∼5개 백화점을 차례로 오픈할 예정. 오는 ‘2010년 세계 톱10 백화점’ 청사진과도 무관치 않은 계획이다.

■롯데 모스크바점,한국백화점 글로벌 1호

뉴아르바트 거리의 롯데 모스크바 건설 현장은 요즘 개점 채비로 하루하루가 숨가쁘다.

롯데는 오는 연말 지하4층·지상21층 규모의 백화점·오피스 건물 ‘롯데플라자’를 완공하고 바로 옆자리에 오는 2008년 러시아 최고급(5성) 호텔을 세울 계획. 롯데는 이곳을 모스크바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롯데플라자 공사는 외부골격이 거의 완성단계. 외관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한편, 곧 내부 인테리어를 시작한다.

롯데 모스크바점은 규모나 시설면에서 기존 모스크바 백화점들을 압도한다. 지하4층에서 지하2층까지 5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지하1층은 2200평규모의 수퍼마켓, 1층부터 7층까지 9200평에는 세계 유수 명품과 한국상품을 판매하는 러시아 최초의 대규모 풀라인 고급백화점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러시아 소매시장 201조,명품시장 성장률 30%대

롯데 모스크바점은 ‘한국백화점의 글로벌 1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백화점업계 최초 해외 진출일뿐만아니라 동양권에서 서양으로 진출한 첫 점포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롯데가 모스크바를 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러시아 유통시장의 성장 기대감 때문이다.

러시아 소매시장 규모는 지난 2004년 기준으로 201조원,12%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중 명품시장 규모는 2조∼3조5000억원으로 연간 30%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소매시장이 지난해 겨우 3%대 성장을 보인 것과도 큰 차이를 보여준다.

강동남 롯데쇼핑 러시아 법인장은 “러시아는 유럽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 중 하나로 급성장중”이라며 “중산층 저변 확대,저축보다 강한 소비성향,수입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로 매력적인 소매시장”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1000만 모스크바 시민들 가운데 월소득 2000달러를 넘나드는 20%의 중상계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독일,프랑스,스웨덴 등 유럽 유통업체 진출 러시

이곳에서 롯데의 경쟁자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 국영백화점 굼,춤과 함께 외국계 백화점 스토크만이 현재 모스크바의 3대백화점에 꼽힌다. 핀란드의 유명백화점인 스토크만은 3600여평 규모. 외형에선 롯데보다 크게 떨어져보이지만 지난 98년 첫 오픈이후 꾸준히 리뉴얼작업으로 사세를 넓히고 있다.


할인점,쇼핑몰,전문점의 경우 독일, 프랑스, 스웨덴,터키 등에서 진출해 업체당 2∼3개 매장을 확보한 가운데 현재 점포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모스크바는 세계 유통업체의 뜨거운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강동남 롯데쇼핑 러시아 법인장은 “세계 유수 유통업체들이 모스크바에 보이는 관심은 그만큼 모스크바의 성장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롯데는 한국 특유의 원스톱 서비스와 고급스런 문화로 차별화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 jins@fnnews.com 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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