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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뮤지컬協 초대이사장 윤호진 에이콤 대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8 14:22

수정 2014.11.06 12:06



“한 해 100만명 이상의 관객과 100편가량의 공연을 소화하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자체·기업 등과 협의해 공연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쓰겠습니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한국뮤지컬협회 초대 이사장으로 윤호진 에이콤 대표(58)가 추대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자 겸 연출가인 그는 국내 뮤지컬계의 맏형으로 또하나의 중책을 맡게 됐다.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윤이사장은 “한국처럼 뮤지컬 시장이 급성장한 나라는 없다. 이런 추세라면 미국, 영국에 이은 ‘빅 3’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내 뮤지컬 시장의 정확한 현황 파악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황 파악에 이은 또 하나의 과제는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다. 윤이사장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의 유명 뮤지컬이 대부분 국내 소개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정서에 맞는 우리 뮤지컬”이라면서 “협회는 창작뮤지컬을 만들어낼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크린쿼터 같이 일정 비율의 창작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스테이지 쿼터’는 필요하지 않다”며 한국뮤지컬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는 형편이다. 당장 협회 결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일본 극단 시키의 한국 진출과 관련해 그는 “외국 작품이 한국에 들어와 공연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의 첫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올 하반기에 개관하는 롯데월드 샤롯데극장이 일본 뮤지컬에 무대를 내준다는 것은 생각해봐야 한다”며 조심스럽게 시키 극단의 진출을 경계했다.

뮤지컬협회는 과당경쟁으로 혼탁해진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데도 앞장 설 계획이다. 윤이사장은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로열티가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협회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불필요한 경쟁을 막고 관람 요금이 비싸져 관객들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뮤지컬협회는 또 장기적으로는 뮤지컬 아카데미를 세워 대학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뮤지컬 종사자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의 기회를 제공, 한국 뮤지컬의 기초를 다지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이는 한국 뮤지컬의 미래를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일의 하나”라고 윤이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실현 가능한 계획일지는 모르겠지만 뮤지컬 영재학교를 세워 ‘뮤지컬계의 보아’ 같은 세계적인 배우를 양성하고 싶다”는 윤이사장의 얼굴에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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