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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일상처럼 떠나는 여행]동·서양 문화로의 ‘항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08 14:36

수정 2014.11.06 11:55



“와! 저기 HSBC빌딩, 센트럴 빌딩 좀 봐. 꼭 바다에 떠있는 것 같아. 빌딩 숲이 따로 없네.” “저 고층빌딩에 삼성, LG 간판은 정말 도드라지게 보인다.”

홍콩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 빅토리아 항구에 가보면 여기저기서 쉽게 한국 관광객들을 만나게 된다. 또 홍콩 인근 구룡반도 남단에 자리잡은 ‘연인의 거리’를 찾은 커플부터 홍콩 디즈니랜드를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까지 그 부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 관광객들을 가장 놀라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홍콩의 화려한 야경이다. 해변 바로 뒤로 빼곡히 서있는 고층건물들을 휘감은 네온사인 물결은 밤잠 잃은 홍콩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향기가 나는 카멜레온 같은 항구

홍콩은 한자표기 ‘香港(향항)’처럼 향기로운 풍경이 빼어난 곳이다. 또한 한 가지 색깔만 내지 않은 다양성을 갖춘 도시다. 항구는 어찌 보면 뉴욕이나 시드니 같기도 하고 도심속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영국이나 동남아시아의 풍경도 보여준다.


홍콩은 제주도보다 작지만 도심속 밀림처럼 다양한 인종의 문화들이 뒤죽박죽 섞여서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그 어떤 것을 갖다 놓더라도 곧바로 흡수해버릴 것만 같은 묘한 힘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홍콩이다.

올해 ‘홍콩 대탐험의 해’를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이곳은 사시사철 페스티벌과 축제가 열린다. 문화유산축제·홍콩쇼핑페스티벌·중추철 등축제·겨울페스티벌 등 각종 행사가 줄을 이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매일 오후 8시에는 홍콩 섬의 빅토리아 항구와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밤의 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하늘과 바다에서 즐기는 홍콩의 풍광

홍콩은 다양한 교통·이동 수단을 이용한 관광코스로 유명하다. 우선 홍콩 섬에선 산 정상을 오를 때 ‘피크트램’을 타게 된다. 피크트램은 홍콩의 꼭대기인 ‘피크(peak)’를 오르는 레일 전철로 이곳에만 있는 교통수단이다.

산을 오르기 때문에 급하게 기울어져 움직이는데, 앞좌석을 꽉 붙잡고 산을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급하게 하늘을 치솟다보니 기우뚱거려, 탑승객들이 ‘으악’하는 비명을 내지르기도 하지만 100년이 넘게 운행되는 동안 단 한차례의 사고도 나지 않았다.

산 정상에서 홍콩 섬을 한 눈에 둘러본 뒤 다시 피크트램을 타고 돌아내려오면 곧바로 지붕 없는 2층 버스를 탈 수 있다. 이 버스를 타고서 홍콩 도심의 유명한 고층건물인 리포센터·청콕센터·머래이빌딩·파이낸스센터·뱅크오브차이나·아시아퍼시픽·AIG타워 등을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다. 2층 버스에서 내리면 곧바로 선착장에서 ‘스타페리’를 타게된다. 스타페리는 수백년간 홍콩섬에서 구룡반도로 횡단한 돛단배인 ‘덕크링’을 대신한 것으로, 버스 요금보다도 더 저렴해 출근길 홍콩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홍콩방문객들에게 꼭 타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피크트램에선 하늘에서 홍콩을 한눈에 내려본다면 스타페리는 바다 위에서 홍콩의 풍경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와 MTR 타고 홍콩 일상 즐겨

혹시 배 멀미가 있거나, ‘청룡열차 증후군’이 있는 관광객들은 세계 최대 옥외 에스컬레이터인 ‘센트럴 미드레벨’을 타고서 홍콩을 오르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피크 정상까지는 가지 않지만 홍콩의 아랫동네인 ‘퀸즈로드 센트럴’에서 고지대인 ‘미들레벨’ 지역까지 공짜로 오를 수 있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면 바로 이곳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높이 오르는 이 에스컬레이터는 운행시간만 족히 수십분이 걸린다. 이동하면서 홍콩의 일상 풍경을 즐기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홍콩의 교통수단 중 가장 편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홍콩 지하철인 ‘MTR’이다. 이곳저곳 뚫리지 않는 곳이 없고 구룡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교통수단도 된다. 쇼핑을 할 때도 MTR을 이용하면 명품거리부터 야시장까지 편히 다닐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홍콩 디즈니랜드로 가는 구간의 ‘디즈니 지하철’은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아, 탑승객들을 꿈 많던 어린 시절로 되돌려보낸다.
이색적인 탈 것들을 통해 ‘꿈의 섬’인 홍콩 탐험을 즐기면 어느새 활력을 되찾게 될 것이다.

/글·사진=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사진설명=홍콩에선 매일 저녁 레이저와 화려한 조명의 쇼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진다.
중국 구룡반도에서 바라본 홍콩 섬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미래도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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