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만 해도 세탁을 하다 옷에 얼룩이 생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가루세제가 물에 녹지 않고 한곳에 뭉쳐서, 혹은 실수로 탈색제가 묻어서, 때론 염색이 잘못돼 옷에 희끄무레한 자국이 생기곤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옷이 귀한 때였기에 눈에 띄는 곳에 얼룩이 생겨도 차마 버리지 못한 채 한숨만 내쉬었던 기억이 난다. 하물며 옷도 이럴진대 피부에 탈색된 반점이 생기면 어떻겠는가.
백반증 환자들은 갑작스레 피부에 생겨버린 탈색반점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물론 백반증이 통증이나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노출부위에 생긴 경우 외모에 대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는다. 심한 경우 대인기피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백반증은 멜라닌 세포가 소멸되어 정상적인 색소 생성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발생하게 된다.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소인을 가진 경우 발생빈도가 높으며 스트레스,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게 된다. 반점은 신체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손, 발, 팔꿈치 등 뼈가 돌출한 부위와 눈, 입 주위에 자주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백반증 치료에는 스테로이드를 바르는 약물요법, 자외선을 쏘아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광선치료법, 피부이식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런 치료법들의 경우 대체로 치료기간이 길고 환자의 불편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엑시머 레이저 치료법은 레이저를 이용해 이런 기존 치료들의 단점을 보완해 좀더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엑시머 레이저는 이미 미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받은 안전한 치료법으로 백반증에 가장 효과적인 308㎚ 파장의 광선을 증폭하여 피부 깊숙한 곳에 있는 멜라닌 세포를 효과적으로 자극하게 된다.
게다가 시술시 필요한 부위에만 레이저를 쏘일 수 있기 때문에 정상피부는 안전하게 보호되어 주변 피부의 색소 침착을 피할 수 있으므로 더욱 효과적이다. 따라서 기존의 치료에 비해 치료 기간이 반으로 줄었으며 치료시 통증이 없고 부작용도 훨씬 적어졌다. 시술은 보통 매주 2∼3회 실시하게 되며 한두달 지나면 개선효과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얼굴의 경우에는 반응이 빨리 나타나 4∼5개월 정도 치료하면 75% 이상 호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백반증은 초기에는 작게 시작하여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고 다른 부위로 번지기 쉽다. 그러니 평상시 자신의 몸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여 백반증으로 의심되는 반점이 생기면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이상준 원장 /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http://www.anacli.co.kr, (지역번호없이) 1588-1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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