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대주주들의 잇따른 횡령, 배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는 횡령사건 발생으로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다시 불거져 나오면서 최근 코스닥 2개 업체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상장이전을 추진키로 하는 등 ‘탈(脫)코스닥’ 바람이 다시 불고 있는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대주주 횡령, 코스닥 멍든다=아이티는 9일 김용석 부사장과 한은상씨 등 2명이 회사자금 48억5700만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현재 횡령사고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내부 감사 등 추가 횡령금액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서원아이앤비는 정모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 56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정씨를 고소하고 정씨가 담보로 대출(7억8000만원)한 보호예수주식 100만주에 대해 ‘보호예수주권 반환청구권 가압류’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교육프랜차이즈 전문업체인 휘튼과 지세븐소프트도 대표이사 횡령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휘튼은 신명석 전 대표를 94억원 규모의 자금횡령과 폭력행사를 통한 업무방해?인감위조 등의 혐의로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지세븐소프트는 지난달 13일 전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이규택씨를 업무상 횡령과 배임혐의로 고소했다. 세니콘도 올해 초 최대주주의 대여금 및 선급금 횡령으로 홍역을 치른바 있다.
◇제도적 보안장치 서둘러야=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문호를 크게 개방한 만큼 불법과 편법 행위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실기업의 퇴출을 촉진하는 제도적 장치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투자자들은 이런 중요한 경영정보를 전혀 모른채 투자하고 있어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간다”며“대주주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심한 코스닥시장 현실에 비춰 ‘블랙리스트’ 제도와 같은 강한 규제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잇따라 횡령 사실이 불거지면서 이 기업 주식을 사들인 애꿎은 투자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감자로 인해 거래정지 중인 세니콘과 아이티를 제외하고 10일 현재 서원아이앤비가 연초대비 46.95% 하락한 것을 비롯해 휘튼과 지세븐소프트가 각각 53.63%, 37.11% 하락했다.
한양증권 김연우 애널리스트는 “코스닥기업의 횡령이 줄을 이으면서 최근 활기를 되찾은 코스닥시장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우려된다”며 “특히 대주주가 불법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관련 처벌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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