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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형식적 서비스 그만”경기 보조원,아무도 없는 허공에 ‘꾸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24 14:39

수정 2014.11.06 08:59



지난 23일 오전 8시, 수도권 S골프장 라커룸. 1부 예약시간이 임박해서인지 여러 명의 손님들이 일시에 몰려 라커의 한쪽 라인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결국 몇 사람이 옷을 갈아 입고 나가야만 그 다음 사람들이 들어가 옷을 갈아 입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반면에 그 라인을 제외한 거의 모든 라인은 텅텅 비어 있었다. 이같은 해프닝이 벌어지게 된 것은 한마디로 골프장측의 배려 부족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프런트 여직원이 손님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라커번호를 마치 은행창구 대기번호 마냥 일련번호대로 뽑아줌으로써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라커 시설을 최신으로 꾸민 것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국내 대부분 골프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양질의 서비스 운운하면서 저마다 자기 골프장이 최고 명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화려한 시설이 최상의 서비스가 결코 될 수는 없다. 현대적 개념의 서비스는 아주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이용객들이 불편을 전혀 느끼지 않게 하는 것임에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골프장들이 아직도 경직되면서 지나치게 형식에 치우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형식적 서비스 중 대표적 사례는 경기 보조원이 자신이 서빙하는 팀이 홀 아웃하고 나면 깃대를 홀에 꽂고서 페어웨이를 향해 꾸벅 하는 인사다. 뒤팀이 시야에 들어온 경우라면 몰라도 인사를 받을 대상도 없는 상태에서 행하는 그런 행동은 형식적 서비스의 극치임에 틀림없다. 골프장에 도착했을 때 일렬로 도열해 45도 각도로 허리를 굽히며 기계적으로 하는 “안녕하십니까”라는 보조원들의 인사도 거부감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더러는 불쾌하기조차 하다는 게 골퍼들의 반응이다. 국내 전 골프장으로 확대될 만큼 유행이 된 티업전 스트레칭도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서비스 목록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남 순천시 파인힐스의 김헌수 사장은 “일방적 서비스가 서비스로 간주되던 시대는 끝났다”며 “현대적 개념의 골프장 서비스는 플레이어와 보조원을 비롯한 골프장 관계자들간의 쌍방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끊임없이 창출되면서 공유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독서, 영화관람, 공연 및 전시회 관람 등과 같은 문화생활을 골프장 종사자들이 영위할 수 있도록 골프장측의 적극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인다.


실제로 그러한 방법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파인힐스의 성공은 수평적 서비스로 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대부분 골프장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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