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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여성 첫 영업담당 임원 박미경 한국증권 상무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06 14:41

수정 2014.11.06 08:09



“여성 스스로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인식하고 있으면 자기 세계가 좁아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업종은 여성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무대임에 틀림없습니다.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박미경 한국증권 PB사업본부장(사진)은 5일 증권업계 처음으로 영업담당 임원(상무)으로 발탁된 소감을 묻자 “아직은 얼떨떨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상무는 프라이빗뱅킹(PB)업무를 담당하는 마제스티클럽 부장에서 ‘상무보’를 거치지않고 곧바로 ‘상무’에 임명돼 증권가에선 ‘파격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증권업계의 여성임원은 민희경 전 푸르덴셜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 부사장과, 현재 삼성증권의 법무팀장을 맡고 있는 이정숙 상무 등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특히 영업담당 임원이 탄생하기는 박미경 상무가 처음이다.

박상무는 술과 골프를 못한다.
남자들이 하는 것은 뭐든지 하고 싶었지만 ‘음주가무’만큼은 전혀 못한다. 홍보실 차장 시절엔 한계를 느껴 회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하지만 ‘못하는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며 마음을 잡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한다.

박상무는 차분한 성품이다. 그녀 스스로도 여러 사람을 통솔하는 사단장 감은 아닐 것이라고 밝힌다. 그 대신 조용하면서도 별로 티가 나지 않는 전략적인 특수부대장 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박상무는 자신의 장점을 ‘집중력’이라고 소개했다. 아는 사람의 폭이 넓지 않지만 집중력있게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같은 성격이 소수의 부자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PB업무에는 잘 맞는 듯 싶다는 설명이다.

박상무는 서울여상과 덕성여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77년 옛 한투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했다. 2002년 최초의 제2금융권 여성 대리로 승진한 이래 최초의 여성 지점장, 홍보실장, PB센터장 등 ‘최초’라는 이름을 달고 다니며 화제를 일으켜왔다.

이 때문에 박상무는 증권계를 대표하는 ‘여성’으로 각인돼 왔다.
지난해 1월엔 장하진 여성부 장관과 김영란 대법관 등 각계 여성을 대표하는 70여명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엔 여성부가 발간한 ‘대한민국 파워우먼 42인의 좌충우돌 성공기’에서 증권업계의 파워우먼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또 그는 “음주가무나 골프 등 여성으로서 한계를 느끼는 일 보다는 내가 잘할수 있는 투자 업무에 매진한 것이 회사와 고객들의 용도에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여성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 mskang@fnnews.com 강문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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