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0일 한덕수 총리 직무대행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여야는 이날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질문의 초점을 맞췄고 일부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회 양극화를 확산시킬 수도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 논란,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등을 물고 늘어지고 한나라당이 노무현 정부의 도덕성을 비판하면서 흠집내기식 공방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외환은행 매각 철처 수사 촉구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이날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외자유치 실적 부진으로 고민하던 현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추진했던 외자유치건”이라면서 “결국 정권출범 직후 급락하던 외자유치 실적을 끌어올리고자 했던 대통령과 재경부의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나의원은 “검찰이 외환은행 불법매각 의혹에 대한 수사는 뒷전으로 한 채 단지 론스타의 탈세 부문에만 초점을 맞추는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면서 “검찰이 정부 눈치를 보느라 론스타 수사를 계속해서 고의로 지체하거나 축소한다면 국회 차원의 특별검사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임인배 의원도 “외환은행 헐값 매각은 정부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낮추고 전·현직 고위관료와 김재록씨가 짜고 론스타에 헐값으로 매각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국부를 유출한 사람들을 색출해 법에 따라 엄벌해야 한다”고 재촉했다.
열린우리당 양형일 의원은 “론스타 관련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조사를 병행하기 위해 정부 내에 검찰, 감사원, 경찰, 필요하다면 국정원이 참여하는 론스타 관련 합동조사 및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이명박 시장, 정동영 당의장 직접 겨냥
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21세기에 성추행을 하고도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의원이 있다”며 최연희 의원에 직격탄을 날린 뒤 “한나라당은 성추행 사건이 있은 뒤에도 최의원을 민주노동당 전당대회의 축하사절로 파견하는 등 성추행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승희 의원은 “지난 1년 사이 한나라당은 골프장 경비원 폭행사건, 술집 여직원에 대한 폭언, 국회 여직원 비하 파문, 성추행 사건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고 비난했고 “이명박 시장은 3년간 수 천만원어치의 공짜 테니스를 치고 국가대표 선수를 연습상대로 동원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시장의 ‘막가파식 리더십’은 이제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은 “집권당 정동영 의장은 가난한 실업계 학생들을 걱정하는 것처럼 발언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수업료만 6000만원,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1억원 이상이 들어간다는 미국 보스턴의 사립고등학교에 유학을 보내 놓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권 들어 벼락출세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강남에서 호의호식하고 있다”면서 “양극화를 해결하는 길은 노정권을 종식시키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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